[대구/경북]대구지역 대학들 설립역사 재조명 붐

  • 동아일보

개교 60년 계명대, 연혁조정 나서… 동산의료원 설립맞춰 115년으로
경북대도 “동인의원 전통 계승”… 설립연도 관련 타당성 조사중

계명대가 다음 달 ‘설립 115주년 선포식’을 앞두고 성서캠퍼스 본관 앞에 세운 교석(校石). 머릿돌에 ‘계명대가 추구하는 우주적 진리와 인류 공동체를 아우르는 큰사랑과 질서를 뜻하는 청금석’이라고 새겼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가 다음 달 ‘설립 115주년 선포식’을 앞두고 성서캠퍼스 본관 앞에 세운 교석(校石). 머릿돌에 ‘계명대가 추구하는 우주적 진리와 인류 공동체를 아우르는 큰사랑과 질서를 뜻하는 청금석’이라고 새겼다. 계명대 제공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본관 앞에 최근 높이 2m의 교석(校石)이 세워졌다. 청색 빛깔의 청금석(靑金石)으로 무게가 7t가량이다. 이 돌은 빛깔이 곱고 신비로워 보석이나 액세서리, 고급 건축자재로 쓰인다. 계명대 측은 “구입비용 1억2000만 원은 동문이 뜻을 모았다. 인재를 육성해 지역과 세계에 빛을 밝히겠다는 계명대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다음 달 1일 ‘설립 115주년 선포식’을 연다. 대학의 상징 색깔인 청색을 띤 교석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교목은 은행나무, 교화는 이팝나무 꽃으로 정했다.

지역 대학들의 설립 역사 재조명 사업이 활발하다. 대학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높이려는 취지다. 올해 5월 개교 60년을 맞은 계명대는 최근 연혁을 정리하면서 부속기관인 동산의료원 개원 연도를 대학의 설립연도로 확정했다. 동산의료원은 1899년 미국인 의료선교사 우드브리지 존슨이 서양식 진료소 ‘제중원’을 세우면서 출발했다.

제중원 설립에는 대구지역 선교 책임자였던 제임스 아담스 선교사(1867∼1929)의 역할이 컸다. 그의 아들 에드워드 아담스(1895∼1965)가 이후 최재화 목사 등과 함께 1954년 설립한 학교가 계명대의 전신인 계명기독대학이다. 1980년 계명대와 동산의료원이 통합했다.

계명대가 설립 115주년 역사를 새롭게 만든 이유는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읽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대구 중구에 있는 동산의료원도 2016년 성서캠퍼스로 이전한다. 성서캠퍼스 4만228m² 터에 건립하는 새 병원은 20층 규모로 병상은 1033개이다. 신일희 총장은 “계명대와 동산의료원은 개척정신과 봉사정신으로 설립한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 학생들이 설립정신을 실천하는 삶을 가꾸도록 인성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올해 5월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온정의 인사를 전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학은 프랑스 선교사들이 사제 양성을 위해 1914년 10월 대구에 설립한 성유스티노 신학교에서 출발했다. 1945년까지 주교 5명과 사제 67명을 배출했다. 대구에서 태어난 김수환 추기경(1922∼2009)도 성유스티노 신학교에서 2년 과정을 마쳤다. 대구가톨릭대는 대강당 앞에 2만2000m² 크기의 100주년 기념광장을 만들었다. 취업창학센터 1층에 마련한 기념관은 100년 역사를 디지털 영상으로 보여준다.

올해 개교 68년을 맞은 경북대는 지난해부터 설립 역사 찾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는 대구의과대와 대구사범대 등이 국립대로 승격된 1946년을 개교 연도로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의과대가 1907년 동인의원, 1910년 자혜의원의 전통과 교육정신을 계승한 만큼 설립연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혜의원은 대한제국 칙령 75호를 계기로 지방에 세운 근대식 병원이다. 경북대는 설립연도 연구회를 만들어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계명대#동산의료원#경북대#설립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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