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교황음식’ 어디서 먹을 수 있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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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내한 이후 관심 급증… 충남 일부 지자체들 상품화 추진

충남 서산시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공한 오찬 중 일부 메뉴. 등심과 낙지죽 꽃게찜이 포함돼 있다. ‘해미정식’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 할 계획이다.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시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공한 오찬 중 일부 메뉴. 등심과 낙지죽 꽃게찜이 포함돼 있다. ‘해미정식’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 할 계획이다. 서산시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한한 뒤 대전·충청지역에서 ‘교황푸드’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교황이 14∼17일 대전과 충남 서산, 당진 등을 방문하면서 접한 지역 먹을거리 및 특산물이 교황푸드로 불리면서 인기다. 다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적극적인 상품 개발에 나서면서 지나친 상업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진행된 15일 교황의 아침 식사였던 이탈리아식 치아바타(차바타), 크루아상 등은 대전지역 유명 빵집인 성심당에서 제공했다. 성심당이 교황에게 제공한 빵은 케이크와 디저트류로 총 23종류. 특히 디저트 케이크인 ‘초코듀’의 경우 교황이 식사에서 유난히 선호한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에는 초코듀를 찾는 고객들도 크게 늘었다. 성심당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교황이 먹은 빵을 찾는 경우가 늘긴 했다. 하지만 교황을 팔아 돈을 벌고자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산시가 17일 오찬으로 제공한 메뉴에는 서산 한우와 특산물인 육쪽마늘을 사용한 등심스테이크, 서산 쌀, 낙지죽, 꽃게찜 등이 포함됐다. 식사 후 디저트로는 서산 특산물인 생강을 이용한 한과와 육쪽마늘로 만든 마늘빵이 제공됐다. 당시 교황은 낙지죽을 두 번이나 더 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시는 이를 하나로 묶어 ‘해미정식’이라는 이름으로 먹을거리 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교황이 드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어디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시도 천주교 아시아 사제단과 내외신 기자단 등 500여 명이 참석한 만찬에 제공된 당진 특산품인 ‘꺼먹지(소금에 절인 무청) 정식’을 상품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꺼먹지 정식은 수육을 꺼먹지에 싸먹는 ‘꺼먹지수육’과 두렁 콩을 사용한 ‘깻묵찌개’ 등이 포함돼 있다.

교황 방문 당시 동행한 수행원 등에게 뜸부기쌀로 만든 볶음밥, 서산우리한우불고기, 서산 콩으로 만든 두부조림 등으로 구성된 특별 도시락도 큰 호응을 얻었다. 농업회사법인 홍성풀무㈜는 아시아 청년대회의 석식용으로 전통식품인 떡을 ‘교황 도시락 떡’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사단법인 대전음식문화진흥원 이성희 원장은 “2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교황이 드신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양과 전통성, 품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메뉴에 무작정 ‘교황’이라는 이름만 붙이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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