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에 ‘약물 팔찌’… 동맥경화 치료효과 향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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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류원형-윤영남 교수팀 개발

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증 환자의 혈관에 팔찌 모양의 약물전달장치를 채워 혈관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세대 류원형 기계공학과 교수와 윤영남 의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혈관에 혈관 증식 억제제 등의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장치는 팔찌 모양으로 혈관 외벽을 감싸는데, 여기에는 미세 바늘 9개가 달려 있고 필요에 따라 각 바늘의 길이를 0.2∼0.9mm로 조절할 수 있다. 장치를 혈관 수술을 할 때 혈관 외벽에 장착하면 미세 바늘 끝이 혈관 중간층에 닿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원하는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장치가 동맥경화증 환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자가 혈관 이식 수술을 받은 뒤 종종 혈관 중간층 세포 성장에 이상이 생겨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일이 발생한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혈관 중간층에 혈관 증식 억제제를 직접 넣을 수 있다.

그동안 혈관 속에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텐트나 풍선 표면에 약물을 코팅해서 직접 혈관 속에 삽입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미세한 혈관 구조에 맞지 않아 약물이 잘 확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넣은 약물이 혈류에 휩쓸려 유실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이런 단점을 상당히 보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구진이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토끼에게 이 장치를 이용해 약물을 넣자, 기존 약물전달장치보다 200배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

또 이 장치는 2주면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몸 안에 삽입해도 스스로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다. 장치를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는 약물전달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7월 12일자에 실렸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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