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장 “일부 사상자에게 조준사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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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총기난사 현장검증서 시인

지난달 21일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왼쪽)이 8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총을 들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고성=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1일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왼쪽)이 8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총을 들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고성=사진공동취재단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지난달 21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이 8일 이뤄졌다. 그동안 의도적인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던 임모 병장(22)은 이날 K-2 소총으로 일부 사상자들에게 조준사격을 했다고 시인했다.

사건 발생 17일 만에 이뤄진 현장검증은 유가족 변호인단 참관 문제로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어졌다. 임 병장은 오후 3시경 수사관 2명과 함께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 검은 모자와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임 병장은 K-2 소총을 겨드랑이에 낀 채 수갑에 묶인 손으로 범행을 재연했다. 수사관의 질문에는 귀를 가까이 대고 들어야 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최초 범행 장소인 삼거리 교통통제소에서 수류탄을 던지는 행동을 하던 임 병장은 북받치는 감정을 못 이긴 듯 수사관의 질문에 한동안 답을 못했다.

임 병장은 구체적인 행동이나 누구를 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도 ‘범행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잡힌 조준 사격하는 사람이 본인이 맞냐’는 질문에는 “맞는 것 같다”며 시인했다. 왜 총을 쐈냐고 묻자 “분노에 휩싸여 있어서”라고 말을 흐렸다.

유가족과 육군 중앙수사단의 감식 수사관, 변호인단, 군 인권센터 관계자 등 50여 명이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침착하게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혈흔으로 얼룩진 생활관에 들어설 때 가슴을 부여잡으며 눈을 감기도 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고성=국방부 공동취재단
#임병장 조준사격#GOP 총기난사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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