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육지에 만든 전복 양식장 폐사율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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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해양수산과학원 “적조 피해도 막을 수 있어”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전복연구소 직원들이 빌딩식 다층 수조에서 전복을 꺼내 살펴보고 있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제공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전복연구소 직원들이 빌딩식 다층 수조에서 전복을 꺼내 살펴보고 있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제공
전남도가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지난해 말 완도군 노화도와 보길도 해역에서 양식 전복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폐사율이 60∼7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 폐사 원인은 같은 장소에서 해마다 양식을 되풀이하는 연작(連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작을 하면 전복 먹이 찌꺼기와 배설물이 양식장 바닥을 오염시킨다. 같은 공간에 기르는 전복 수를 갈수록 늘리는 밀식(密植)도 폐사 요인으로 꼽혔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이 해상 가두리 양식장의 전복 폐사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았다. 바다가 아닌 육상에 양식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 양식장은 옥외 주차장 같은 모양의 빌딩식 다층 수조(水槽)다. 지난해 10월 완도전복연구소에 3층 규모(214m²)로 가로 1m, 세로 5m 크기의 수조 34개를 만들었다. 현재 전복 5만여 마리가 자라고 있다. 육상에는 새끼 전복을 키우는 치패(稚貝) 양식장이 많다. 통상 새끼 전복을 3∼4cm 정도로 키운 후 바다 양식장으로 보낸다.

다층 수조식 양식장은 바다에서 끌어들인 물을 순환 여과식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적조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태풍과 해일 등 자연재해도 피할 수 있다. 바다에 그물을 쳐 시설하는 가두리 양식장에 비해 시설비도 30% 이상 저렴하다. 철 구조물인 만큼 한 번 설치하면 최소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조영철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전복연구소장은 “수조의 배설물을 쉽게 치울 수 있고 수온도 조절할 수 있어 해상 가두리보다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에서는 4508어가가 3118ha에서 전복을 키워 전국 생산 면적(3187ha)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9780t에 생산액 3872억 원으로 전남의 간판 수산물이다. 완도는 전남 전체 면적의 68%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로 이 가운데 보길도와 노화도 해역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d@donga.com
#국립수산과학원#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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