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보정치 1번지’ 야권분열로 초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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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격전지<3>울산 북구청장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해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울산 북구는 선거 때마다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대거 당선돼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북구는 구청장과 시의원(정원 3명)이 모두 통합진보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또 구의원 7명 중 4명이 통진당 소속이었다.

하지만 올해 6·4지방선거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권인 새정치민주연합과 통진당은 각각 구청장 후보를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가 나섰다. 이 지역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다.

새누리당은 이번이 북구청장 자리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3명의 예비후보가 나섰던 당내 경선에서 접전 끝에 박천동 전 울산시의원이 선출됐다. 북구 토박이인 박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 울산시장·국회의원과 함께 일할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이라야 소외된 북구를 발전시킬 수 있다”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통진당 윤종오 후보는 현직 구청장이라는 점을 활용해 다양한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주민 편에 서서 중단 없는 북구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구청장을 한 번 더 맡겨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윤 후보는 구청장 재임 중 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아 지난해 1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윤 구청장은 울산시행정심판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영세상인 보호’를 내세워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구청장의 정치적 소신 때문에 값싼 물건을 구입할 소비자의 권리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았다. 새정치연합 김재근 후보는 “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당면한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 교육 주택 의료 일자리 등 5대 민생 중심 과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현대자동차 노조 간부 출신으로 지지층이 겹친다. 여기에 북구에 중대형 아파트가 잇따라 건립되면서 최근 3, 4년 사이 중구와 남구의 중산층이 대거 유입된 것도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한편 울산방송(UBC)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7, 18일 만 19세 이상 울산시민 2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통진당 윤 후보가 39.8%, 새누리당 박 후보가 34.5%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김 후보는 9.1%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14.1%였고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울산시 전체는 ±2.2%포인트, 구·군별로는 ±4.8∼4.9%포인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박천동#김재근#윤종오#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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