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릉판 고연전’ 농상축구대회 결국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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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발전기금 지원 편중 항의
강릉중앙고 대회 불참 결정

38년 전통의 ‘강릉판 고연전’인 강릉중앙고(옛 강릉농고)와 강릉제일고(옛 강릉상고)의 축구 정기전이 무산됐다. 강릉중앙고 총동문회는 강릉단오제 첫째 날인 3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 예정이던 강릉제일고와의 축구 정기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강릉중앙고는 프로축구 강원FC가 강릉제일고에만 축구발전기금을 지원하는 데 대해 개선을 요구했으나 시정되지 않자 정기전에 불참하기로 했다. 총동문회는 “두 학교의 축구 정기전은 강릉시민이 사랑하고 즐기는 축제이자 강릉단오의 하이라이트라는 것을 잘 알지만 강원FC가 강릉제일고에만 지원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정기전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강원FC의 지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 강릉제일고는 정기전 후원금과 경기 수익금을 강릉중앙고에 양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원FC는 2012년부터 연 4억 원씩을 강릉제일고 축구부에 지원하고 있다. 공교롭게 양교의 정기전 성적은 2011년까지 6승 14무 6패로 비슷했지만 2012년과 지난해 강릉제일고가 연거푸 승리하면서 균형이 깨졌다.

강원FC는 한정된 기금을 나눠 지원하면 지속적인 우수 선수 양성 효과가 떨어지고 프로축구연맹 규정상 한 학교를 3년 이상 지원해야 해당 학교 졸업생을 우선 지명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처럼 한 학교만 지원할 방침이다.

1976년 시작된 두 학교의 축구 정기전은 2만∼3만 명의 관중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정기전은 1982년 경기 과열로 학생들의 싸움이 벌어져 일시 중단됐다가 부활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38년 전통을 이어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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