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 동구 아양 기찻길에서 시민들이 금호강 풍광을 즐기며 산책을 하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금호강 바람과 정취를 느끼며 운전하는 기분이 상쾌합니다.”
경북 구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민성 씨(46)는 요즘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북대구나들목 구간을 달리는 퇴근길이 즐겁다. 교각 위 탑에서 케이블을 비스듬히 연결한 대구의 첫 사장교인 와룡대교(폭 32m, 길이 420m)와 연말 개통할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교량, 수변공원 곳곳에 핀 봄꽃도 아름답다. 김 씨는 “삭막했던 강 주변이 몰라보게 달라져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구 금호강이 달라졌다. 환경이 깨끗해지고 볼거리와 쉼터도 풍성하다.
대구시는 “북구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에 보리밭과 유채꽃 단지를 만들어 개방한다”고 22일 밝혔다. 비닐하우스와 텃밭은 모두 사라졌다. 대신 독특한 풍경을 뽐내는 도심 속 친환경 섬으로 바뀌었다. 둔치에는 각종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상류 쪽 노곡교 인근에 조성한 2만1450m²의 유채꽃 단지에는 요즘 꽃이 활짝 피었다. 탐방길을 산책하거나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하중도 일대를 계절에 어울리는 꽃밭으로 꾸미고 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한다. 섬 하류에는 돌을 쌓고 억새를 심어 수달과 철새의 보금자리로 만들었다.
하중도에서 상류 방향으로 10km 정도 가면 지난해 12월 개통한 아양 기찻길(폭 3m, 길이 227m)이 나온다. 낡은 철교가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현장. 다리 중간에 설치한 전망대는 금호강과 팔공산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다. 아양 기찻길은 최근 독일 디자인 공모전(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건축 환경 디자인 부문에서 입선했다. 동구 관계자는 “철거 위기를 넘기고 명소로 탈바꿈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금호강 오염으로 한동안 방치됐던 인근 동촌유원지도 옛 명성을 찾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해맞이다리에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진다. 카누를 즐기는 동호인도 많다. 강변 자전거길과 조깅 코스는 흙과 친환경 포장재를 깔아 평일에도 이용하는 시민이 많다. 정명섭 대구시 건설방재국장은 “금호강이 시민 쉼터뿐 아니라 관광자원 역할을 하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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