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現시장 3선 도전… 원전 추진 변함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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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20> 삼척시장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역으로 예정된 강원 삼척시는 최근 수년째 원전 건설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2012년 10월에는 김대수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됐을 정도. 투표율 미달로 주민소환은 부결됐지만 지역사회에 남긴 갈등과 충격은 컸다.

원전 문제는 6·4 지방선거에서도 최대 쟁점이다. 3선에 도전하는 김 시장은 원전 건설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주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며 주민투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시장과 같은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조차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원전에 관한 한 김 시장은 3명의 후보로부터 합동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의 3선을 저지하기 위해 출사표를 낸 후보는 무소속 김양호 전 강원도의원과 새누리당의 박상수 강원도의회 의장, 이병찬 전 삼척경찰서장. 김인배 삼척시의회 의장도 도전장을 냈지만 2일 새누리당 강원도당이 발표한 3명의 경선 후보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 의장과 박 의장 두 후보는 김 시장을 겨냥해 여론조사를 통한 자체 경선을 실시했고 지지율이 낮은 김 의장이 공천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척시장 선거는 경선을 통해 확정되는 새누리당 후보와 김 전 도의원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척이 전통적인 보수 성향 지역임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후보가 다소 유리할 가능성도 있다.

김 시장의 3선 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결과에 따라 원전에 대한 시민의 입장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 시장이 경선을 거쳐 최종 승리한다면 삼척시는 원전 건설에 한층 힘을 실을 수 있게 된다.

경선을 앞둔 새누리당 세 후보에 대한 평가는 현재 김 시장과 박 의장이 앞서는 ‘2강 1약’ 구도다. 김 시장은 일흔 살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시정을 챙기고 있다. 그는 2010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뚝심을 보였다. 김 시장은 2011년 복당했다.

3선 도의원인 박 의장은 풍부한 의정 경험을 살려 삼척을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다. 그는 출마의 변을 통해 “원전 문제로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지역이 멍들고 있다”며 “원전에 대한 주민투표를 거쳐 시민의 뜻에 따르고 갈등과 반목이 해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삼척경찰서장은 “30년간의 공직 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로 삼척의 변화와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실시와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자치 경영에 힘쓰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그는 삼척을 웰빙 관광메카로 성장시킨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지난달 삼척시장 출마를 위해 도의원에서 사퇴한 김양호 후보는 원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는 “청정지역 삼척에 원전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지역이 산다”며 “시장에 당선되면 반드시 원전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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