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빚에 주저앉은 빛 테마파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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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월드라이트파크 현장 철거 결정

말 많고 탈 많던 강원 춘천시 월드라이트파크 사업 현장이 결국 철거된다. 2일 춘천시에 따르면 시행사의 약정 미이행으로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근화동 옛 캠프페이지 부지의 월드라이트파크 사업 현장에서 3일부터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를 시작한다.

철거 대상은 컨테이너 2개 동을 비롯해 루미나리에 기초시설, 대형 천막, 경계 펜스 등. 춘천시는 올해 4차례에 걸쳐 시행사 측에 원상복구 명령과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전달했지만 진전이 없자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행보증금을 활용해 철거를 결정했다. 시는 이와 함께 시행사 측의 자진 철거도 계속 유도할 방침이다.

월드라이트파크는 민간사업자가 150억 원을 투자해 빛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5월부터 추진됐지만 중국 측 기술진 입국이 무산되고 사업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12월 이후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왔다. 시행사 측은 준공기일을 맞추지 못한 데다 약속했던 투자금 20억 원을 예치하지 못했다.

월드라이트파크 사업은 무산됐지만 현재까지의 추진 과정에서 피해자가 속출해 파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공사와 골조공사에 참여했던 업체들이 공사비를 받지 못한 데다 푸드코트를 임차한 업자들도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27억 원 상당이다.

피해자들로 구성된 춘천 월드라이트파크 비상대책위원회의 허병구 위원장(51)은 “피해자 대부분이 영세 사업자로 매우 힘든 상황인데 책임이 없다는 춘천시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철거 개시일에 현장에 모여 항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춘천시#월드라이트파크#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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