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허남식-박맹우, 너무 다른 두시장의 행보

  • 동아일보

조용휘 기자·사회부
조용휘 기자·사회부
허남식 부산시장과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3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임기는 6월 말까지였다. 비슷한 처지였던 두 단체장의 ‘다른 행보’가 눈길을 끈다.

허 시장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박 전 시장은 3개월을 참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퇴임했다.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후보로 확정되고 보궐선거가 생기면 출마하기 위해서다.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등에서는 “사리사욕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다른 선거에 출마할 목적으로 중도사퇴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거나 유권자들이 보궐선거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악순환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허 시장은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남은 임기를 알차게 마무리하고 있다. 그는 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막한 ‘부산의료관광산업 해외특별전’(3∼6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응우옌쑤언푹 수석부총리, 쯔엉떤상 국가주석을 만나 경제교류를 논의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일본 나가사키(長崎)를 방문해 협약을 체결했다. 10년 동안 그의 해외 세일즈는 71회 280일 27개국을 방문했다.

허 시장은 평소 협약체결, 보고회, 기공식 참석 등 하루 한 건꼴로 주요 외부 일정을 소화한다. 틈틈이 감천문화마을, 영도대교 등 민원 현장도 찾는다. 올 들어서는 10년간 벌여놓은 서부산시대 밑그림, 원도심 부활, 동부산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챙기고 있다.

직원들은 일에 매달리는 그를 ‘허 주사’라고 부른다. 허 시장은 자주 “호시우행(虎視牛行·예리함 속에 끈기 있게 일하는 모습)했던 시장으로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섭섭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간부와 직원을 불러 차를 나누고 있다. 결자해지 차원이다. 처음과 끝이 같고, 머문 자리와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단체장. 지방시대 20년을 맞는 주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조용휘 기자·사회부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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