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동해안 공무원들, 폭설에 12일째 비상근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제설 작업 익숙하고 경험많지만 기록적 폭설에 지쳐 부상입기도

강원 동해시 공무원들이 도심 거리에서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10여 일간 밤낮 없는 제설작업으로 많은 눈을 치웠지만 또 눈 소식이 있어 공무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동해시 제공
강원 동해시 공무원들이 도심 거리에서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10여 일간 밤낮 없는 제설작업으로 많은 눈을 치웠지만 또 눈 소식이 있어 공무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동해시 제공
“이제는 눈이 지겹다 못해 두려워요.”

강원 강릉시의 제설 장비 70대를 지휘하는 남동현 장비반장(49)은 열흘 넘게 진행되고 있는 제설작업에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 6일부터 제설작업에 투입돼 17일까지 12일 동안 밤낮없이 눈을 치웠다. 남 반장은 “일주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눈이 이제는 그만 왔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 반장뿐이 아니다. 1m 이상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원 동해안 시군 공무원들은 쉴 틈 없는 제설작업으로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동해안은 매년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이 지역 공무원들은 ‘제설의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눈 치우는 실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제설이 장기화되면서 제설의 달인들도 피로를 피해 갈 수 없는 형편이다.

강릉시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 6일부터 ‘폭설 비상대책 상황실’을 가동해 1200여 명의 모든 공무원이 12일째 3교대 비상근무에 임했다. 지난 주말에도 공무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관내 21개 읍면동에 투입돼 제설차가 치우기 힘든 골목길과 인도를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벌였다. 주요 도로는 제설이 완료됐지만 골목길과 산간도로는 아직 많은 눈이 쌓여 있다. 강릉시는 골목길 눈까지 치우는 데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19일까지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제설 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식 강릉시 안전총괄과 주무관은 “대설 특보가 발효되면 24시간 비상 대기를 해야 한다”며 “제설 관련 부서 직원들은 가족들 얼굴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삼척에서는 제설을 하던 공무원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삼척시 전 직원이 주말을 반납하고 제설에 나선 가운데 15일 성남동에서 작업을 하던 류제석 환경보호과 주무관이 제설장비인 스키로더에 부딪혀 다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동해시 공무원 600여 명도 민원 부서 등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전 인원이 제설이 투입되고 있다. 김동수 동해시 희망복지담당은 “벌써 열흘 넘게 제설 현장을 누비다 보니 직원 상당수가 감기 몸살에 걸리는 등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그런데 또 눈 소식이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폭설#제설 작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