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학총장 추천제’ 인원할당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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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女大-호남 홀대… 이공계 쏠림 지나쳐”
삼성측 “신입사원 출신大-산학협력 고려한 것”

삼성이 최근 채용제도를 개편하면서 신설한 ‘대학 총·학장 추천제’의 할당 인원을 각 대학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별 할당 인원을 놓고 지역이나 전공 등에 따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주요 대학 온라인 게시판에는 삼성의 총장 추천제에 대한 비판 글이 속속 올라왔다.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는 “대학교마다 취업 할당 인원을 통보하고 그에 맞춰 납품하라는 듯한 태도가 어이없다”며 추천제 보이콧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밖에 온라인상에서는 ‘삼성이 재단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성균관대에 가장 많은 추천권을 줬다’, ‘여대와 호남 지역 대학은 차별받았다’, ‘지나친 이공계 쏠림 현상이다’ 등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이날 “총장 추천제를 둘러싼 오해가 많다”며 해명에 나섰다.

삼성그룹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가 115명으로 가장 많은 추천 인원을 배정받았다.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가 각각 110명,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는 각각 100명의 추천권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출신 대학을 조사해 입사 비율이 높은 학교 순서대로 추천 인원을 할당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산학협력 학과를 운영 중인 성균관대에 많이 배정된 것일 뿐 재단 운영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성균관대에 휴대전화학과와 반도체학과를 설치해 운영 중이고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경북대, 인하대 등과 산학협력을 맺었다.

여대와 호남권 대학의 배정 인원이 적은 것 역시 기존 입사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학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대 중에서는 이화여대가 3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확보했고, 숙명여대(20) 서울여대(15) 덕성여대(10) 순이었다.

호남 차별 논란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인도나 러시아에서도 인재를 데려오는 시대에 호남이라고 차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도체, 휴대전화 업종 특성상 이공계 수요가 많은데 경북대, 부산대 등 영남 지역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같은 이공계 관련 학과를 특화시켜 많은 졸업생을 삼성에 입사시켜 왔다”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은 “대학 총장 추천을 곧 삼성 입사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총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은 서류전형만 면제받을 뿐 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에서는 아무런 특혜를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은택 기자
#삼성#대학총장 추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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