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인생 2막은 전남에서… 귀농1번지는 화순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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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햇살마을.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한옥 전원마을로 지난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햇살마을.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한옥 전원마을로 지난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화순군 제공
지난해 2월 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 농어촌 뉴타운(잠정햇살마을)에 입주한 황용연 씨(62). 고위직 공무원을 지내다 명예 퇴직한 그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아내와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화순군농업기술센터가 개설한 귀농농업인대학에서 9개월 과정의 교육을 받은 그는 지난해 벼농사를 지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시설원예에 관심이 많은 황 씨는 올해는 딸기 재배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황 씨는 “교통, 문화, 상업시설 등 정주 여건과 영농 여건이 좋아 만족한다”며 “이곳에서 농부로서 제2의 인생을 꾸리고 싶다”고 말했다.

○ 전남에서 가장 인기 많은 화순

화순군이 귀농·귀촌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도시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꼽혔다. 전남도가 지난해 농어촌 도시민 유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5175명 중 화순군은 22개 시군에서 가장 많은 748명이 귀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농어촌 뉴타운 입주가 시작되면서 많은 도시민이 유입된 데다 군이 다양한 귀농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화순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 광주와 인접해 도시와 농촌 생활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큰 매력이다. 잠정햇살마을은 국비 등 490억 원을 투입해 17만9540m²의 터에 한옥 50개동과 연립식 타운하우스 150개동의 주택단지, 도로 및 조경 등의 기반시설을 갖춘 명품 주거단지다. 입주자는 전남을 제외한 타 시도에서 귀농한 가구가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화순군의 다양한 지원 정책도 한몫했다. 군은 영농창업 지원, 농가주택수리비 지원, 귀농인 현장 인턴제 운영 등 귀농인 영농 정착 사업을 벌여 왔다.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고교 학생 수업료 지원 조례’를 제정해 2010년부터 해마다 전체 고교생 수업료와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귀농인 정착에 도움을 줬다. 지난해에는 718명(4억9700만 원)이 혜택을 봤다. 2008년 농업기술센터에 개설된 농업인대학은 지난해까지 귀농인 등 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양주형 화순군 귀농귀촌담당은 “올해는 폐교인 능주북초등학교에 ‘귀농학교’를 개교해 귀농인들에게 다양한 영농 기술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청정 자연한경에 정주 여건 크게 개선

지난해 전남 농어촌으로 이주한 외지인은 5175명으로, 2012년 3459명보다 1716명이 늘었다. 전남으로 이주한 외지인이 연간 50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시군별로는 화순군 다음으로 장성군 579명, 장흥군 409명, 영암군 378명, 무안군 364명 등이었다. 유형별로는 귀농형 2958명(57%), 전원생활형 1864명(36%), 요양형 292명(6%), 문화예술활동형 61명(1%) 등이다. 2012년에 비해 귀농형과 전원생활형 이주가 크게 늘었다.

귀농 이주민은 2008년 840명을 기점으로 2009년 924명, 2010년 1019명, 2011년 1474명, 2012년 3459명, 2013년 5175명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남이 청정 자연환경으로 농사 비용이 적게 들고, 비교 우위에 있는 친환경 농수축산물이 많은 점, 행복마을, 전원마을, 농어촌 뉴타운 조성 등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한 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주 전 거주지는 광주가 2005명(38.7%)로 가장 많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1989명(38.4%), 강원·전북·제주도 등이 678명(13.1%), 영남권 294명(5.7%), 충청권 209명(4.1%)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자영업 1729명(33.4%), 회사원 1374명(26.6%), 공무원 179명(3.5%), 교직원 86명(1.7%), 예술인 28명(0.5%) 순이었다. 이주 가구는 2863가구이며 가족 수는 평균 1.81명으로 집계됐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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