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영남대 체육학부 2학년 이익희 씨(21·사진). 선천적 청각장애(1급)에 말까지 하지 못한다. 태어난 후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의사소통은 상대방의 입술 움직임을 보고 뜻을 겨우 이해한다.
그렇지만 춤을 출 때는 아주 다르다. 파트너의 눈빛과 손짓을 정확하게 파악해 멋진 동작을 마음껏 펼친다. 청각장애는 이 씨에게 전혀 장애가 아니다. 주변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청각은 잃었지만 대신 춤 실력을 타고 났다”고 입을 모은다.
이 씨는 고교 1학년인 2009년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에서 대구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이후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이 대회를 포함해 같은 대회에서 5년 연속 우승했다. 비장애인과 경쟁해서도 실력을 발휘해 그동안 14개 전국 규모 댄스스포츠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댄스스포츠와 만났다. 무용을 전공한 담임교사가 그의 재능을 발견해 부모를 설득했다. 어머니 이정화 씨(47)는 “청각장애인이 감당하기에 힘든 길이었지만 아들이 간절히 원해서 허락했다. 아들은 춤을 출 때 매우 행복해한다”고 말했다.
이 씨의 춤 실력은 소질과 노력의 결과다. 수업과 먹고 자는 시간 이외에는 오로지 춤에 몰입한다. 댄스에 필요한 음악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눈으로 동작을 보면서 수백 번 따라 해야 박자에 맞는 춤이 나온다. 그는 “춤을 출 때 강한 자신감이 생긴다. 더욱 노력해서 꼭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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