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함평자광원 ‘나의 사랑 문화유산상’ 수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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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고아 돌보던 시설 보수비용 1000만원 후원받아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천변에서 읍 쪽으로 눈을 돌리면 5일 시장 옆에 2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이 보인다. 층간 난간과 현관이 하얀 페인트로 칠해진 유럽풍의 이 건물은 함평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복지시설인 ‘함평자광원’이다. 자광원은 1951년 6·25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보살피던 곳이었다. 지금은 건물 1층이 18세 미만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의 보금자리로, 2층은 어린이집으로 바뀌었지만 세월의 무게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함평자광원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치가 함께 벌이는 문화유산 보전 캠페인에서 ‘나의 사랑 문화유산상’을 받았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구치는 최근 ‘나의 사랑 문화유산’ 수혜지 16곳을 선정하고 시상했다. 이 캠페인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올해 4월 처음 시작한 공모행사. 국내에 있는 건물 가운데 문화적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유산을 선정해 함께 보존해 가자는 취지다. 시민들로부터 추천받은 후보의 학술 문화 역사적 가치를 검토하고 전문가 평가를 거쳤다. 이번 공모에서 최우수상인 ‘나의 사랑 문화유산상’을 받은 함평자광원은 ‘구치로부터 1000만 원의 보수 관리비용을 받았다.

이 건물을 추천한 사람은 함평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장진수 군(18·함평학다리고 2년)이었다. 장 군은 “입학사정관제 포트폴리오 내용을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 공모전을 알게 됐고 우리 고장의 유서 깊은 건축물을 추천했는데 뜻밖에 상을 받게 됐다”며 기뻐했다. 장 군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전달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자광원은 보육원에서 출발해 지금은 어린이집, 한부모 가정에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등 한국 현대 가족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뜻깊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전쟁 직후 지어진 건물이지만 보존 상태가 좋은 것도 수상 이유라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함평군#함평자광원#나의 사랑 문화유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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