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밤의 경복궁 ‘티켓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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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입장 예매권 순식간에 매진… 현장티켓은 2시간반 전 줄서야 구해
3000원 입장권 2만원에 암표 등장… 문화재청 “내년부터 1-7월에도 개방”

시민들이 2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입구에서 야간개방 현장판매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날 일일 현장판매분 500장 가운데 일반인을 위한 390장 예매 대기표 발급이 종료되자 100여 명의 시민이 아쉬움 속에 발걸음을 돌렸다. 나머지 110장은 만 65세 이상 노인과 외국인만 구매할 수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시민들이 2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입구에서 야간개방 현장판매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날 일일 현장판매분 500장 가운데 일반인을 위한 390장 예매 대기표 발급이 종료되자 100여 명의 시민이 아쉬움 속에 발걸음을 돌렸다. 나머지 110장은 만 65세 이상 노인과 외국인만 구매할 수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대학생 박모 씨(24)는 경복궁 야간개방 입장 예매권을 구하려고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둘러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3000원짜리 입장 예매권이 2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 박 씨는 여자친구와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려 했지만 두 장에 4만 원이나 하는 암표 가격이 부담스러워 결국 포기했다.

16일부터 시작해 28일까지 진행되는 경복궁 야간개방이 ‘고궁의 밤’을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입장권 구하기 전쟁’이 한창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경복궁 야간개방부터 쾌적한 관람을 위해 하루 입장객을 1500명으로 제한했는데 인기가 워낙 높아 암표까지 등장했다.

야간개방을 하지 않는 22일을 제외한 12일치 입장 예매권 1만8000장 중 1만2000장(하루당 1000장)은 11일 오후 2시 인터넷 사전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됐다. 인터넷 사전 예매분을 제외한 나머지 6000장(하루당 500장)은 매일 오후 7시부터 현장 판매를 한다.

인터넷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선 3000원짜리 입장 예매권이 2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초창기엔 1만 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는데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점점 높아졌다. 이마저도 물량이 적어 구하기 힘들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11일 예매가 시작된 이후 입장 예매권을 거래한다는 글이 170여 개나 올라왔다.

경복궁관리소는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한 암표 거래가 극성을 부리자 해당 게시글에 일일이 ‘예매자 본인 이외의 3자 거래를 통한 입장권 구매 시 신분증 확인과정에서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 댓글을 달고 있다. 인터넷 예매권을 입장권으로 교환하려면 예매자 명의의 신분증을 제시해 본인확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자 예매자가 직접 예매권을 입장권으로 교환받은 뒤 구매자에게 건네주는 편법까지 나왔다.

‘마지막 희망’인 현장 판매도 경쟁이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현장 판매 시작 2시간 반 전인 오후 4시 반쯤에 미리 가서 줄을 서지 않으면 표를 구하기 어렵다. 개장 초기엔 줄 선 순서대로 입장권을 발부했는데 오래 기다리고도 입장권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이젠 현장에 도착한 순서대로 대기표를 나눠주고 매진되면 대기 인원을 돌려보내고 있다.

문화재청은 내년에도 일일 입장객을 제한해 야간개방을 운영할 방침이다. 올해 5월 인원제한 없이 경복궁 야간개방을 했을 때는 하루 4만여 명까지 몰려 혼잡했지만 인원을 제한한 이번부터는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다는 호평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봄(4월)과 가을(10월)에만 시행하던 기존 일정을 내년부터는 겨울(1월)과 여름(7월)에도 확대 실시해 수요를 충족시키기로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경복궁#야간개장#티켓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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