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간 광우병’ 환자 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대구 73세 치매할머니 감염 의심… 검사 결과 “광우병과 무관” 확인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는 환자가 대구에서 발생했다는 소문으로 한때 ‘국내 최초 인간광우병’ 사례가 나왔다는 소동이 빚어졌으나 진단 결과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1일 대구 D의료원에 따르면 8월 2일 이 병원 신경과에서 진료 받은 73세 할머니가 치매 증상이 급속도로 진행돼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환자로 의심받았다. 인간광우병은 CJD의 변종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의 특정 부위를 먹어야 발생한다.

할머니는 닷새 뒤 퇴원했지만 뇌 조직검사를 받기 위해 9월 9일 다시 입원했다. 이 병원 신경외과 의료진은 할머니의 뇌 조직을 떼어내 한림대 CJD 부검센터에 보내 검사를 맡겼다. 같은 달 30일 산발성 CJD로 최종 진단이 나왔다. 이 센터는 국내 유일의 CJD 진단 및 연구기관이다. 할머니는 벌써 퇴원한 뒤였다.

CJD는 총 네 가지로 △가족성은 매우 드물게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고 △의인성은 감염된 조직 이식 등을 통해 발병하며 △산발성은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변종은 광우병에 걸린 소의 특정 부위를 먹었을 때 걸린다. 이 변종 CJD가 인간광우병이며 국내에선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D의료원은 ‘인간광우병이 발생했다’고 잘못 알고 확인하러 찾아온 환자 등에게 해명하느라 한동안 진땀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환자들이 인간광우병에 걸린 환자와 함께 있기 싫다며 퇴원하겠다고 아우성을 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치매가 급속도로 진행되면 인간광우병과 헷갈리는 때가 많다”며 “이 환자는 인간광우병이 발생했던 영국 등에 장기간 거주한 적이 없고 뇌척수액 검사에서 산발성 CJD에서 나오는 특이 단백질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인간광우병#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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