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두근두근 메트로]한남동 옛 단국대 캠퍼스 자리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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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떠난 자리에 맛과 멋이 깃든다

단국대 서울캠퍼스가 이전한 뒤 인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가가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갤러리 등이 몰린 거리로 변신하며 강북의 새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의 한 의류매장에서 내다본 거리 모습이 고급스러워 보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단국대 서울캠퍼스가 이전한 뒤 인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가가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갤러리 등이 몰린 거리로 변신하며 강북의 새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의 한 의류매장에서 내다본 거리 모습이 고급스러워 보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07년 8월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서울캠퍼스가 자리 잡았던 한남동의 모습은 전형적인 대학가였다. 단국대 정문 근처 전봇대가 서 있던 모퉁이 노점에는 노릇노릇 구워진 토스트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골목마다 들어선 작고 허름한 식당과 분식집, 당구장, 호프집은 강의가 끝난 대학생들을 언제나 반겼다.

캠퍼스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캠퍼스로 이전한 이후 2011년 고급 아파트인 한남더힐이 들어섰다. 이후 이 거리는 새로운 강북의 ‘핫 플레이스’로 변신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주상복합 리첸시아와 한남더힐 단지 사이 길을 지나 이집트 대사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갤러리와 카페,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10일 찾은 옛 단국대 캠퍼스 앞 주택가는 곳곳이 공사 중이었다. 빨간 벽돌로 지은 주택들을 카페나 숍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가 대부분이었다. 골목 한쪽의 오래된 상가 건물 1층은 디자인 소품 가게로 변신하고 있었다. 이집트대사관으로 이어진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카페와 레스토랑에는 낮부터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맛집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탄 곳이 제법 많다.

2층 벽돌건물 안에 올해 4월 문을 연 레스토랑 ‘세컨드 키친’은 11m 높이의 천장과 천장의 통유리 창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으로 유명하다. ‘블뤼테’는 꽃과 커피,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카페로 정기적으로 꽃 장식을 가르치는 강의도 열고 있다. 멋스럽고 오래된 가구와 더치 커피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명소가 된 ‘카페 톨릭스’도 블뤼테 옆에 문을 열었다.

강북에서 새로 ‘뜨는’ 동네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통적인 강북 명소에 있던 갤러리들도 이사를 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도예가 김선미 씨는 주택을 리모델링해 ‘김선미 그릇&리유’라는 전시장 겸 카페를 열었다. 같은 건물 1층에는 미술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갤러리 아티초크가 들어섰다.

한남동 H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단국대 건물을 철거하던 당시만 해도 3.3m²당 2500만 원 선이었던 오래된 주택 시세가 최근 3.3m²당 5000만 원으로 올랐다”며 “한남동이 다시 이태원이나 한강진역 ‘꼼데가르송 길’ 같은 명소로 떠오르면서 주택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남더힐 정문 왼쪽에 생긴 응봉공원 산책로 입구도 한남동으로 다시 사람을 끌어 모으는 데 한몫하고 있다. 바닥이 분홍색 벽돌로 잘 정리된 산책길은 매봉산을 따라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인근 6호선 버티고개역까지 이어진다. 버티고개역까지는 도보로 40분 정도 소요되고 버티고개역에서 40∼50분을 더 걸어가면 매봉산 정상에도 오를 수 있다.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여유를 즐긴 뒤 산책로를 조금만 올라가면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지하철은 6호선 한강진역과 중앙선 한남역, 버스는 순천향대학병원 정류장에서 가깝다.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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