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영유아를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아이러브 맘 카페’가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러브 맘 카페’의 경기 파주점에서 엄마들이 직접 쓴 창작 인형극 ‘음치대장 골골이’의 공연을 앞두고 대본 연습을 하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좀 괜찮다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잖아요. 사실 비용도 부담되고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도 없고. 그런 걸 생각하면 여기만 한 곳도 없죠.”
3일 오전 10시 반경 경기 파주시 문산읍 행복센터 4층에 있는 ‘아이러브 맘 카페’. 16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주부 지주희 씨(32)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어 이제 갓 걸음마를 떼거나 유모차에 탄 아이들이 엄마들과 함께 줄지어 들어왔다.
카페에서 일하는 보육교사 한정원 씨가 아이와 엄마들을 친근하게 반겼다. 카페 안 놀이쉼터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형 블록 장난감 동화책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자리에 앉아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었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계속 피었다.
이곳은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12개월∼7세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무료 육아 쉼터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현재 문산종합사회복지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전체 공간이 100m²(약 30평)가 안 돼 좁아 보였지만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지 씨는 “집이 카페 인근이라 아들과 함께 매일 카페에 들른다”며 “시설도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데다 무엇보다 비용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카페 안에는 엄마들의 소통 공간인 ‘부모사랑방’도 있었다. 엄마들끼리 수다도 떨고 편하게 차도 한잔 마실 수 있다. 카페에 상주하는 보육교사 2명에게서 아이들을 키우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이나 정보를 얻고 육아상담도 받을 수 있다.
카페는 일반적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다른 원칙이 있다.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입장해야 한다는 것. 아이를 잠시 맡기고 가거나 아이 혼자 입장하는 것은 불가하다. 외부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오르프’ ‘오감놀이’(이상 12∼36개월)와 ‘쿠키&클레이’(12∼48개월) ‘위드맘 흙놀이’(18∼48개월) 등도 모두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도록 구성했다.
하루 이용객은 60여 명이다. 파주점에는 600여 가족(150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회원 등록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역주민인지 확인만 되면 현장에서 바로 가족회원으로 가입된다.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아이러브 맘 카페’는 현재 경기지역에만 12호점이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보건소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했다. 경기도는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32호점까지 늘릴 예정이다. 지역별로 이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연령대나 교육 프로그램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확인해야 한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어린이집 중심의 보육정책에 치중하다 보니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에 대한 보육정책이 미흡했다”며 “아이러브 맘 카페는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는 편안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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