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전남권 빈집 1만4509채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일 03시 00분


광주전남에는 빈집이 1만4509채에 달한다. 광주는 택지 개발로 인한 도심공동화가, 전남은 농어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빈집은 청소년 탈선이나 범죄 공간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고 주변 경관도 해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집 중 절반가량은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 체험 하우스나 도시 내 소통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 농어촌 빈집 46% 활용 가능

전남 농어촌 빈집은 1만2135채이며 5680채(46%)는 활용이 가능한 상태다. 나머지 6455채는 철거해야 할 상황이다. 전남도는 올해 990채를 철거할 예정이지만 집주인들이 협조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농촌에 있던 부모가 사망해 빈집을 상속받은 자녀 대부분은 “은퇴 후 살겠다”거나 “철거 비용이 부담스럽다”며 철거를 꺼린다는 것이다.

전남도가 지난해 농어촌 빈집을 임대하거나 판매하는 사이트를 운영했지만 집주인 60명만 참가했다. 귀농이나 귀촌하는 사람들도 빈집을 사는 대신 새로 집을 짓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빈집 증가의 요인은 농어촌 인구 감소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고흥군 1628채, 신안군 1388채, 나주시 1365채 순으로 빈집이 많았다. 반면 산업단지가 들어선 영암군은 빈집이 44채, 도청이 이전한 무안군은 93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농어촌 빈집을 직접 리모델링해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에게 팔거나 도시민에게 별장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농촌 체험을 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지(농촌 체험 하우스)로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조용준 조선대 건축과 교수는 “늘어나는 농어촌 빈집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빈집 정보 제공이나 활용 형태 등을 전담하는 인력을 면사무소에 배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도시 빈집으로 도심재생


광주지역 빈집은 2374채이며 1000채 정도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별로 빈집은 동구 548채, 서구 371채, 남구 546채, 북구 616채, 광산구 293채이다. 광주시는 올해 이 지역 빈집 55채를 철거할 예정이다. 도심 빈집은 새로운 택지지구가 조성돼 구도심이 공동화되면서 생겨났다. 도심 빈집에는 청소년 탈선 공간 등 범죄나 건물 붕괴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광주시는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연말까지 빈집 4곳을 구입해 공익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동구 산수동 빈집(179m²)은 체험농장·체육시설로, 남구 노대동 빈집(400m²)은 청소년 인문교육장으로, 북구 두암동 빈집(263m²)은 주민 소통 공간(커뮤니티센터)으로, 광산구 신촌동 빈집(221m²)은 경로당·문화공간으로 다시 탄생한다.

빈집 중에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건물이 많다. 광주 북구 북동의 한 건물은 현재 소규모 공장으로 쓰이고 있지만 1930년대에 지어진 역사건축물이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는 예술인들의 문화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우현 광주시 도시재생과장은 “도심 빈집을 잘 정비하면 도심재생은 물론이고 공익 공간 창출로 주민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빈집 정비사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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