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초비상… 손경식-이관훈 중심 비상경영 체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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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올스톱… ‘글로벌 원년’ 차질

이재현 회장이 1일 구속 수감되면서 CJ그룹은 당분간 손경식 공동회장이 그룹을 이끌되 이관훈 CJ㈜ 사장이 측면에서 지원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과 이 사장은 이 회장과 함께 CJ㈜의 등기이사다.

손 회장은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그룹을 진두지휘하다 2005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CJ그룹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모친 손복남 여사의 친동생이다. 오너 일가에 버금가는 실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의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CJ그룹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글로벌 CJ’를 완성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해 29%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이 회장의 구속으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해외 인수합병(M&A) 협상이 모두 중단됐다. 이 회장의 출국금지로 해외 출장이 모조리 취소된 데다 해외 파트너들이 협상 연기를 요구하거나 CJ 측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M&A 건은 많게는 수조 원이 투자되기 때문에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 회장의 부재로 향후 M&A를 통한 글로벌 전략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CJ그룹이 1953년 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 설립 이후 60년, 1993년 삼성과 분리 후 별도 그룹으로 거듭난 지 2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85년 제일제당에 사원으로 입사한 이 회장은 설탕과 밀가루를 생산하던 식품회사를 바이오·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물류·유통 등의 사업을 두루 갖춘 재계 14위의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웠다. CJ그룹의 매출은 출범 초기인 1995년 1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26조8000억 원으로 15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유영·김범석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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