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표준점수 높은 영어 A형 선택해야 대입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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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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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A·B형 선택,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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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 6월 모의고사 성적이 지난달 26일 발표되면서 ‘수능 영어 A형 선택’이 2014학년도 대학입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영어에서 쉬운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147점)이 어려운 B형(136점)보다 11점이나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지만 성적표를 받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영어 B형 대신 A형을 선택해야 입시에서 유리할까’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영어 A형으로 갈아탈 때 고려할 점은 무엇이고, A형 선택은 어떤 학생에게 유리할까.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중 영어 A, B형 모두 반영하는 대학 없어

6월 모의고사 영어 B형 성적이 1∼2등급인 상위권 학생이라면 영어 A형 표준점수가 B형보다 높게 나타난 것에 혼란스러워할 필요가 없다.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서울 소재 주요 대학과 지방 거점대학 대부분은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정시모집 반영과목으로 영어 B형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영어 A형만 반영하거나 영어 A, B형 성적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은 일부 서울 소재 대학을 제외하면 지방 소재 대학이 대부분이다. 영어 A,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은 건국대 글로벌캠퍼스(충북 충주), 단국대 천안캠퍼스(충남 천안), 대구교대, 성공회대, 수원대, 용인대, 춘천교대, 한남대 등이다. (표 참조)

많은 입시전문가는 “6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B형 성적이 4등급 이하가 나왔다면 영어 A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어 수학 등 다른 주요 과목 성적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주요 과목 평균등급이 4∼5등급 수준인 수험생은 서울소재 주요 대학의 합격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 성적이 오르길 막연히 기대하기보단 수도권 지역의 주요 대학과 전문대 인기학과 등에 지원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실제 수능에서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않았던 수만 명의 성적 상위권 재수생이 영어 B형으로 시험을 치르면 재학생들의 등급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보수적으로 생각하면 주요 과목 평균 등급이 3등급 후반인 학생도 최근 자신의 영어 성적이 계속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는 추세라면 영어 A형으로 갈아타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과거 수능에서 6월 모의고사보다 성적이 오른 학생은 10% 내외다. 많은 재학생이 수능까지 남은 4개월간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재학생 대부분은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통계적으론 영어 A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A형을 선택하는 순간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을 사실상 포기해야 하므로 영어 B형 중위권 학생들 입장에선 A형을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어 B형 가산점으로 A형 점수 극복 어려워

영어 A,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할 때는 A, B형 중 어떤 유형이 유리할까? 많은 입시전문가는 “영어 B형 4등급 이하 학생들은 가산점으로 총점의 3∼30%를 더 받더라도 백분위와 표준점수 모두 영어 A형 점수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백분위 77% 이상이면(백분위 77%까지 3등급, 76%부터 4등급) 영어 B형 선택이 유리하지만 77% 이하면 A형 선택이 유리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면서 “영어 B형 등급이 4등급 이하이고 국어 수학 성적도 4등급 내외라면 영어 A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입시전문 하늘교육이 6월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영어 B형을 선택한 뒤 가산점을 최대치로 받아도 A형 표준점수와의 차이는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A형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표준점수는 136점으로 영어 B형 5등급의 94점과 42점 차이가 났다. 이를 극복하려면 B형 가산점으로 40%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영어 B형에 가산점을 가장 많은 주는 대학이 총점의 30%를 준다”면서 “이조차도 영어 A,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 100여 곳 중 5곳에 불과하다. 6월 모의고사에서 B형 5등급 이하 학생들은 B형을 선택해도 가산점으로 A형 표준점수를 극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어 A형 선택, 빠를수록 좋다

B형에서 A형으로 갑자기 이동하게 되면 적응하기 어렵지는 않을까. 만약 B형에서 A형으로 갈아타기로 했다면 시점은 언제가 적절할까.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관점이 조금씩 다르지만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아영 경기 한광여고 영어교사(EBS 영어영역 강사)는 “A, B형의 차이는 지문의 소재와 길이, 어휘의 수준 등에서 나는 것이지 문제유형에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B형을 준비하던 학생이 A형으로 갈아타도 준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면서 “영어 A, B형은 교육방송(EBS) 문제집은 다르지만 공통문제 유형이 5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영어 B형에서 A형으로 갈아탈 학생의 성적대가 4∼5등급이기 때문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영어과목 학습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새로운 유형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

이만기 평가이사는 “영어 B형을 이미 충실히 공부했을 경우에만 A형을 준비하기가 쉽다는 얘기다. 영어 A형을 선택한다고 바로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막연히 판단해선 안 된다”면서 “다른 수험생들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며 수능 원서접수 직전까지 B형을 고수하기보다는 6월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빠르게 A형으로 이동해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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