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정서-행동장애 청소년들아, 말 달리며 이겨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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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덕승마장 힐링센터 7월 개장… 2000명 대상 정서안정 프로그램 운영
재활승마교실 승마공원 조련시설… 포항-영천-구미 등 말 타기 바람

“승마의 기쁨 아시나요” 동호인 급증 23일 대구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 야외시설에서 동호인들이 승마를 즐기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승마의 기쁨 아시나요” 동호인 급증 23일 대구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 야외시설에서 동호인들이 승마를 즐기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3일 대구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 거의 주말마다 승마를 즐기는 김정석 씨(55·대구 수성구)는 “말과 한 몸이 돼 달리는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꼿꼿한 자세로 타야 하므로 생활도 건전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친구의 권유로 승마를 시작했다. 승마의 매력에 빠져 1000여만 원으로 말 한 필도 구입했다. 승마용 모자와 보호조끼, 장갑, 부츠 등 기본 장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은 30만∼50만 원 정도. 초보자는 빌려 쓸 수 있다. 이 승마장에는 말 66필이 있다. 김 씨처럼 동호인이 소유한 말이 30여 마리이며 나머지는 승마장이 승마 체험을 위해 관리한다. 요즘에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동호인과 체험객이 많다. 지난해 2만4593명, 올해는 5월까지 9890명이 찾았다. 이상훈 대덕승마장 소장은 “이제 승마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에 승마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구 영천 상주 구미 등에 승마장 5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지자체들은 승마장과 승마힐링(치유)센터, 승마공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대덕승마장에는 승마힐링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대구시와 한국마사회, 대구시설관리공단은 최근 협약을 맺고 청소년 정서·행동장애를 개선하는 승마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마사회가 공사비 15억 원, 연간 운영비 4억 원을 지원한다. 대구시와 대덕승마장은 승마를 활용하는 치료 및 재활상담 전문가 3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다음 달 25일 문을 연다. 우선 집단따돌림이나 학교폭력, 행동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말은 매우 예민한 동물이어서 승마를 배우는 과정이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는 다음 달 말 북구 양덕동에 마장골 승마공원을 개장한다. 2만7000m²(약 8100평) 터에 실내외 승마장과 말 50여 필을 관리하는 시설 등을 갖췄다. 포항시는 승마공원을 통해 승마 체험뿐 아니라 말 산업 육성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냄새와 전염병을 우려하며 승마장을 반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쾌적한 승마장을 만들어 주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임고면 운주산에 승마장을 조성한 영천시는 연말까지 승마 조련시설을 짓는다. 국비 등 30억 원을 들여 승마장 인근 1만723m²(약 3200평)에 조련시설과 번식센터, 교육장을 만든다. 대구 포항 구미 등에 연간 700마리의 승마용 말을 공급할 예정이다. 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운주산 승마장은 연간 2만여 명이 찾는다.

군위군은 의흥면 이지리 일대에 승마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2만 m²(약 6060평)에 20억 원을 들여 실내외 승마장과 트레킹(걷기) 코스 등을 만든다. 내년 11월 완공 예정. 말 25필을 구입해 승마 체험과 장애인 및 노인을 위한 재활승마교실, 청소년을 위한 승마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군위읍 솔빈승마장과 의흥면 초암전통문화학교 등 2곳의 민간 승마장은 연간 2만여 명이 찾는다. 장욱 군위군수는 “승마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말을 활용한 축산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덕승마장#힐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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