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2등급 재수생 32%, 영어 B형서 3등급 이하로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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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업체, 재수생 4494명 가채점 분석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았던 재수생 3명 중 1명이 5일 치른 수능 모의평가 영어 B형에서 3등급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형으로 치르는 올해 수능에서 B형이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이자 중위권 수험생들이 쉬운 A형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모의평가 때 17.7%였던 A형 선택 비율이 30%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시정보업체인 하늘교육은 9일 재수생 4494명의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를 분석해 이렇게 발표했다. 지난해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 1등급(상위 4%)을 받은 수험생 중 81.3%는 이번 모의평가 B형에서도 1등급을 유지했지만 18.7%는 2등급(상위 4∼11%) 이하로 떨어졌다. 또 2등급을 받았던 재수생 중 33.0%는 1등급으로 올랐으나 35.5%는 2등급을 유지했고 나머지 31.5%는 3등급(상위 11∼23%) 이하로 내려갔다.

반면에 A형을 선택한 171명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5등급(상위 40∼60%)을 받은 재수생들이 모두 4등급(상위 23∼40%) 이상의 성적을 얻었다. 특히 38.9%가 1등급, 44.4%가 2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6등급(상위 60∼77%)은 89.5%가 4등급 이상으로 올랐다.

하늘교육 측은 “상위권 재수생이 대체로 과거의 등급을 유지하거나 한 계단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할 때 어려운 B형을 선택한 학생의 등급이 떨어지는 현상이 가시화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영어는 A, B형의 난도 차이가 컸고 특히 B형에서 높은 등급을 얻기가 힘들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A형으로 갈아타야 할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친 셈이다.

실제로 수험생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 등에는 모의평가 직후부터 ‘영어 A형을 치르는 것이 입시에 유리한지’ ‘영어 A형을 치렀을 때 지원 가능한 대학이 어디인지’ 등을 묻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17.7%였던 A형 응시자 비율이 수능에서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A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많아져도 B형보다 유리한 점수와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B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준다고 밝힌 상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30% 정도의 수험생은 수능에서 A형을 선택할 것”이라며 “중하위권 성적에 속한다면 갈아타기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분석실장도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이 25∼30% 수준까지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성권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대진고 교사)은 “선택형 수능은 학생들이 ‘어느 유형이 입시에 유리할까’를 고민하도록 만든다”며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불러오는 것이 선택형 수능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수능#가채점#수능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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