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속 중국… ‘興燈’ 타는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 차이나타운 문화축제 31일 개막

부산 속 작은 중국인 동구 초량동 차이나타운 거리. 지난해 열린 축제에서 많은 시민이 중국 전통문화를 즐기고 있다. 동구 제공
부산 속 작은 중국인 동구 초량동 차이나타운 거리. 지난해 열린 축제에서 많은 시민이 중국 전통문화를 즐기고 있다. 동구 제공
‘김민부 전망대, 이바구 공작소, 장기려 박사 기념관 더 나눔, 유치환의 우체통….’

부산의 종가(宗家)를 자처하고 나선 동구에 들어선 역사 기념물들이다. 동구에는 또 부산 속 ‘작은 중국’으로 불리는 차이나타운이 위치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기억 공간과 지리적 특성을 연계해 도심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축제가 마련된다. 재능기부를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부산 동구는 중국 및 우리 문화를 비교 체험하면서 새로운 한중 문화관광을 모색하기 위한 ‘2013 부산 차이나타운 문화축제’를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연다. 장소는 초량동 차이나타운특구와 부산역, 외국인거리, 이바구길 일원. 개막무대인 부산역 분수대는 크루즈선으로 변신한다.

첫날에는 중국 상하이(上海) 시 쉬후이(徐匯) 구 예술단의 경극 공연,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하는 뮤지컬 갈라쇼, 중국기예 공연, 불새 퍼포먼스 등을 마련한다.

둘째 날에는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중국 전통 지신밟기인용 퍼레이드와 차이나타운 특구 일원을 붉게 물들일 홍등 점등식을 마련한다. 특히 이날 동구 출신 연예인 이경규 씨, 연출가 이윤택 씨, 사진작가 김홍희 씨, 임혜경 부산교육감, 권경업 시인 등 유명인사 40여 명은 ‘동구 출신 다모여 이바구 함 해 보입시더…’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지역주민들과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 보물을 찾고, 동구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이윤택 씨는 이날 오후 4시 구청 대강당에서 ‘100년 전 세계로 열린 개항장 동구’를 주제로 인문학 강연을 한다. 이경규 씨는 초량시장 부산어묵, 옛 대도극장 터, 초량동 생가 등 추억의 연고지를 방문한다. 각 인사는 연고지에서 기념촬영과 사인 기증 등 재능기부를 한다.

마지막 날에는 ‘이 땅이 간직해온 한·중 이야기’를 주제로 역사문화 심포지엄이 열린다. 부산 개항의 역사가 시작된 동구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한중 수교의 역사적 흐름과 화교의 삶을 재조명한다.

이번 축제 기간에는 주(駐)부산 중국 총영사관 주관 중국 사진전, 중국 의상 입기 및 전통차 체험, 중국악기·전통무용·기예공연 등이 마련된다. 축제 기간 관광객들은 화교가 직접 운영하는 중식당에서 자장면은 3000원, 요리는 10% 할인된 가격에 맞볼 수 있다.

동구에는 3월 부산역 건너편에 위치한 부산 최초 물류창고인 남선창고 터에서 출발해 옛 백제병원 건물∼초량초등학교 담장에 설치된 이바구 갤러리∼우물터∼168계단∼김부민 전망대∼당산∼망양로까지 1.5km 구간에 ‘이바구길’이 들어섰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 이 길 끝자락에는 연면적 265m²(약 80평)의 이바구 공작소도 설치됐다. 이바구 공작소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소다.

최근에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작사한 고 김민부 시인의 전망대(200m²·약 60평)와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기념관인 ‘더 나눔’(662m²·약 200평), 산복도로 게스트하우스인 까꼬막(산비탈이란 뜻의 경상도 사투리·63m²), 유치환 우체통(180m²·약 54평) 등 4곳의 명소가 완공됐다. 정영석 동구청장은 “관내에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와 소통하면서 미래를 꿈꾸는 한국 근대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중문화축제를 국제적인 행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차이나타운#축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