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 기계에서 ‘뽀로로’ 뽑지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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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납 성분 다량 함유… 중국산 짝퉁인형 수십만개 유통

유명 놀이공원과 유원지 등에 설치된 인형 뽑기 기계에 납품된 수십만 개의 중국산 ‘짝퉁’ 뽀로로 인형(사진)에서 인체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뽀로로 보노보노 등 인기 캐릭터의 짝퉁 인형을 중국에서 수입해 판매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로 정모 씨(65)를 구속하고 박모 씨(53)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정 씨 등은 2009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3억 원 상당의 중국산 인형을 수입해 80%가량을 인형뽑기 기계 업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된 짝퉁 인형에는 프탈레이트와 납 등 내분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압수한 박 씨의 거래장부에 2011년부터 1년여 동안 서울 롯데월드에도 유해물질이 함유된 짝퉁 인형 2388개(납품가 195만 원)가 납품됐다고 기록된 사실을 확인했다. 롯데월드 측은 “예전에 위탁 판매업자가 들여왔는지는 모르지만 24일 전수 조사한 결과 짝퉁 인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압수된 짝퉁 인형은 ‘마시마로’가 뽀로로 안경을 쓰고 있는 등 조잡한 게 다수였다. 유해 성분이 들어 있어 정품 인형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형광색 원단도 사용됐다. 이음매 부분도 인체에 해로운 본드로 접착됐다. 성분 분석 결과 운동신경 마비나 불임을 초래할 수 있는 환경호르몬과 납 성분도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작은 단추나 고리 등이 불량한 상태로 인형에 달려 있어 아이들이 갖고 놀다가 삼키면 질식사할 위험도 있었다.

현행법상 어린이용 인형은 인체 유해 성분이 포함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안전성 검증을 거쳐 ‘KC 인증’을 받아야 유통이 가능하다. 정 씨 등은 KC 인증 마크도 가짜로 붙여 판매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무 생각 없이 인형을 뽑아줬다가 아이들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채널A 영상]아이가 안고자는 뽀로로 인형…충격적인 사실 밝혀졌다


#짝퉁 뽀로로#유해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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