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에서 연이어 죽은 채 발견된 고라니 두 마리의 사인은 질병과 로드킬(roadkill·도로변 교통사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25일 공주보 2km 위쪽에서 확인한 고라니(수컷, 8개월)와 이달 1일 공주보 3km 위쪽에서 발견한 고라니(수컷, 8개월) 사체를 충북대 동물의료센터에 보내 조사한 결과 각각 심장내막염(심장 안쪽 막의 염증 질환)과 로드킬 직후 과다출혈 및 영양실조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고라니와 함께 폐사한 채 발견된 자라 3마리와 물고기 20여 마리는 부패가 심해 조사를 하지 못했다. 환경청 관계자는 “고라니 등의 죽음에 대해 일부 언론과 환경단체 등이 4대강 건설사업에 따른 환경 재앙이라고 주장했지만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고 말했다.
고라니 등의 폐사에 대해 환경청은 당시 “현장의 수질 환경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는 견해를 보였다. 공주보 상류 700m 지점과 500m 지점의 수질 분석 결과 수온은 1월의 1.9도보다 2.4도 정도 상승한 4.3도였지만 이는 봄철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온 상승 등으로 인해 강바닥의 부착 조류 가운데 일부가 수면 위로 많이 떠올랐지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전 환경운동연합과 충남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대형 보인 공주보로 인해 물길이 막혀 금강의 자연정화 기능이 상실되면서 생태계가 파괴돼 야생동물 폐사됐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당시 상황으로는 이런 생물의 폐사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금강정비사업으로 생태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며 “그러나 당시에도 고라니는 다른 원인에 의해 폐사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부여 백제보 상류 500m∼1km 지점에서 누치와 참마자, 동자개 등 물고기 6만여 마리(환경청 추산)가 폐사한 채 발견돼 환경부 등이 역학조사에 나섰으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용존 산소량과 독성 물질 함유 및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했지만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생물의 폐사가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는 수년간의 장기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런 사안이 발생했을 때 외관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면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불필요한 주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환경 당국이 좀 더 신속하고 명확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해 이런저런 추측이 제기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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