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기도원 폭팔 추정 화재…부부 등 4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4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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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회 앞두고 참사…화재 뒤 유증기 폭발한 듯

광주의 지하 기도원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부부 등 4명이 사망했다.

14일 오전 9시 45분께 광주 북구 오치동 한 건물 지하 H기도원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 이 불로 구모 씨(65)·장모 씨(57·여) 부부와 원장인 나모 씨 (52·여), 이모 씨(64·여) 등 4명이 숨졌다. 이중 장 씨는 척추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600여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19에 의해 22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들은 지상 3층, 지하 1층 건물 지하에서 이날 오후부터 17일까지 예정된 신년 부흥회를 준비하던 중 이같은 변을 당했다. 지하는 다용도실 등 방 3개가 왼편에 나란히 있으며 우측 공간은 예배당, 오른편 구석에는 작은 주방도 마련됐다.

구 씨는 예배당에서, 여성 3명은 방(1명)과 주방(2명)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기도원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이다. 건물 1~2층은 비어 있었고 3층은 기도원 관계자들의 주택으로 이용됐으며 건물 내 다른 피해자는 없었다. 기도원은 132㎡의 소규모라 종교시설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에 해당, 별다른 소방설비를 갖추지 않고 소화기만 비치해둔 것으로 확인됐다.

기도원은 일반적인 교회와는 달리 질병 치유나 개인적인 염원, 영적 수양 등 특별한 목적으로 기도를 올리는 곳이다.

인근 주민들은 사고 당시 강한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는 유리 파편과 벽돌 조각도 나뒹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기도원 내부에 설치된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 소재 방음벽에서 나온 유증기 때문에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상의 원인으로 일어난 불이 밀폐된 지하공간에서 배출된 유증기에 붙어 이차적으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경찰은 애초 화재는 누전이나 실화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도원은 평소 전기를 이용해 난방하고 있었으며 건물 외부에 LP가스통이 있었으나 기도원과 연결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망자들은 건물 내 방음재 등이 타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질식사가 유력한 만큼 가족과 논의해 부검은 하지 않기로 하고 화재 원인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입구 부분이 가장 많이 탄 점으로 미뤄 불은 입구에서 예배당 방향으로 번진 것이 유력하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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