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중2 61명 한달간 지원
美어학연수 기회 잡기 위해 캠프 경쟁률 6대 1 넘어 치열
전남 보성군 벌교중학교 2학년 신연수 군(15)은 요즘 한껏 들떠 있다. 며칠 후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영어를 배우고 문화체험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흥군 대서면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살고 있는 신 군은 영어교사가 꿈일 정도로 영어를 좋아했다. 영어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면 소재지에는 학원이 없어 학습지로 대신했다. 중학교에 들어가 원어민 교사를 만나고 벌교읍내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신 군은 영어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학교장 추천으로 영어체험캠프에 참가해 미국 어학연수 꿈을 키웠다. 신 군은 “영자신문과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에 가서 기죽지 않고 시골 학생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농어촌 학생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고 영어 체험학습 기회를 주기 위해 도내 중학교 2학년 학생 61명을 뽑아 14일부터 한 달간 미국 어학연수를 보낸다. 신 군 등이 어학연수를 받는 곳은 2008년 교육교류 협정을 맺은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주립대. 학생들은 주립대에서 40분 이내 거리의 가정에서 민박을 하며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대학까지 통학을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주립대 국제교육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힙합댄스 등 레크리에이션 활동도 한다. 현지 교사 1명이 학생 6명을 밀착 지도해 단기간에 집중적인 어학 심화학습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오후 4시부터는 박물관, 병원을 방문하는 등 야외 현장학습을 하고 주말에는 미국 친구들과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관람하는 등 자유롭게 어울린다.
신 군 등은 지난해 여름 영어체험캠프에 참가한 1008명 중 필기시험, 참여도, 봉사점수 등 6개 항목 점수와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선발됐다. 전남도와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체험캠프는 미국 어학연수 특전이 주어지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지난해 캠프 참여 경쟁률은 6 대 1이 넘었다. 미국 어학연수 참가 규모도 매년 늘고 있다. 처음 시작한 2008년에는 22명이었지만 올해는 61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어학연수 비용은 총 3억3800만 원. 일반 학생의 경우 개인 경비의 30% 정도인 200만 원을 부담하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자녀는 전남도에서 전액 지원한다. 오소면 전남도 교육지원계 주무관은 “학생들이 미국을 다녀온 뒤 제출하는 소감문을 보면 자신감이 한껏 묻어난다”며 “유학원 등 사설기관의 연수보다 저렴하고 어학수업에 생생한 현지 문화체험까지 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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