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성희 씨(33·여). 그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매일 아침 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치렀다. 셸터(간이 대합실) 공간이 좁아 눈이나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승객끼리 서로 부딪쳐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 찬 바람이 불어도 온몸으로 맞아야 했고 더운 여름엔 뙤약볕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대형 광고판, 버스 노선도가 전부였던 셸터가 넓어지고 투명 천장과 벽, 의자 등이 추가로 생기면서 김 씨의 출퇴근길 풍경도 달라졌다. 셸터 안에서 여유롭게 책을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비나 눈이 와도 더이상 우산을 들고 서 있지 않아도 됐다.
경기도 북부청은 하루 2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수원 성남 고양 남양주 등 주요 환승거점 정류소 16곳에 새로운 셸터를 시범 설치했다. 길이는 9∼87m로 기존 셸터(3∼5m)보다 길어졌고 폭도 4∼6m로 넓어졌다. 최대 200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다.
대기 행렬이 많은 정류장에는 차량 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광 블록을 설치했다. 승객들이 기대거나 앉아서 쉴 수 있는 간이 의자도 마련했다. 버스 운행에 관한 정보 안내판도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우 등 교통약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게 낮춰 달았다. 천장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밝기를 조절했다.
도는 ‘경기∼서울’을 출퇴근하는 이용객을 위해 사당 강남 서울역 등 서울지역 주요 환승정류장에도 대형 셸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임소일 도 광역버스담당은 “형태는 최대한 단순화하고 이용객의 편의성을 강조했다”며 “우선 시범적으로 환승거점 정류소에 설치했고 성과를 본 뒤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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