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잔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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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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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서 주문량보다 13~23% 적게 나와… 2000cc-3000cc잔 실제용량 300cc 부족

술 마시고 얼마 뒤 운전 할 수 있나
호프집에서 마시는 생맥주가 주문량보다 최대 23%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강남역 홍대역 종각역 인근 등 서울 6개 지역 90개 맥줏집에서 생맥주 제공량을 측정한 결과, 주문량보다 평균 13∼2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별로 보면 500cc를 주문했을 때 실제로는 373∼488cc(평균 435cc)가 나왔고 2000cc에는 1410∼1665cc(평균 1544cc)가 제공됐다. 3000cc를 주문한 때 실제 제공된 양은 2050∼2510cc(평균 2309cc)에 불과했다. 주문량 대비 제공률이 500cc는 87.0%, 2000cc는 77.2%, 3000cc는 77.0%로 주문량이 클수록 실제 제공률은 작았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맥주를 담는 용기 자체가 정량보다 작기 때문이었다. 통상적으로 부르는 용량과 맥주잔의 실제 용량을 비교해 보면 500cc는 일치했지만 2000cc와 3000cc 용기는 각각 1700cc와 2700cc밖에 되지 않았다. 맥줏집 주인이 생맥주를 거품 없이 가득 채워줘도 주문량보다 300cc 부족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소비자원 측은 “맥주잔의 용량 표시는 500cc 잔은 아예 없고 2000cc, 3000cc 잔은 용기 바닥이나 포장재 겉면에만 작게 ‘1700cc’, ‘2700cc’로 표기돼 있었다”며 “손님이 실제 술잔의 용량을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자 맥주 제조사들은 내년 1월부터 눈금이 새겨진 생맥주 잔을 맥줏집 등에 보급하기로 했다. 새로운 맥주잔에는 500cc 잔은 ‘450cc’, 1700cc 잔은 ‘1500cc’, 2700cc 잔은 ‘2500cc’ 용량선이 맥주잔 상단에 표시돼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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