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탕’ 솔로대첩 …“논산 훈련소 온듯 씁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17시 51분


코멘트
성탄절을 맞아 짝이 없는 싱글 남녀를 위해 마련한 대규모 즉석 만남 이벤트 '솔로대첩'이 2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3500여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공원을 가득 메웠지만, 행사 관계자와 취재진, 구경꾼을 제외한 실질적인 참가자는 남성 700명, 여성 3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당초 최소 5000명~ 최대 3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행사 전 '엉만튀(엉덩이 만지고 튀기)' '가만튀(가슴 만지고 튀기)' 등 성추행을 노리고 참가하는 남성들이 많다는 경고가 퍼지면서, 여성 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주최자 유태형 씨는 참가자 중 남성이 너무 많다는 질문을 받고 "기분이 처참하다"며 "솔로들이 연애하도록 도와줘야 하는데"라며 남초 현상을 못내 아쉬워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230여명을 공원 주변에 배치했다. 또 행사 주최 측은 성추행 사태 방지를 위해 100여 명 규모의 자체 경비단을 운용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는 '허무함'을 토로하는 남성들의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솔로대첩 현장에서 가장 많은 건 경찰, 두 번째는 비둘기, 세 번째는 남자, 네 번째는 기자, 마지막이 여자", "경찰과 비둘기가 대치 중", "경찰, 남자 참가자, 남자 기자들만 잔뜩 있어서 논산 훈련소에 온 기분"이라는 우스개 글이 올라와 공감을 샀다.

'음모론'도 돌았다. 경찰이 '솔로'들을 섬멸하는 '대첩'이 '솔로대첩'의 원뜻이라는 것.

SNS에는 "솔로대첩이라는 게 이렇게 한 군데에 남성 솔로들을 싹 모아놓고 경찰이 학익진으로 포위해서 섬멸하는 것이었나 보다", "솔로대첩은 커플들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시내를 편하게 다니기 위해 솔로들을 한 곳에 가둬두는 가두리 양식 같은 이벤트"이라는 글이 인기리에 리트윗 됐다.

이런 가운데, 4시 10분경 솔로대첩 1호 커플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날 커플이 된 참가자들은 데이트 인증사진을 자신들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면 된다. 주최 측은 인증사진을 올린 사람들을 추첨해 기업들에 후원받은 선물을 나눠줄 예정이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에는 가수 서인국 씨 등이 참여하는 '솔로대첩' 2차 행사도 열린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채널A 영상] 솔로대첩에 3500명 운집…성비 불균형에 ‘울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