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퇴임후 돌아갈 서울 논현동 주민들 만나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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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살게 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공사 현장. 인부들이 건물 내부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살게 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공사 현장. 인부들이 건물 내부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의 공사현장은 건물 외부를 파란색 비닐막으로 가린 채 내년 1월 말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건물 앞과 인근 도로에는 경비초소가 세워졌고 의무경찰 8명이 2명씩 짝을 지어 24시간 주변을 순찰했다. 이곳은 이명박 대통령이 1982년 현대건설 사장 시절 살던 단독주택 자리다. 올 3월 청와대는 대지 1023m²(약 310평)에 총면적 327.58m²(약 99평) 규모의 주택을 허물고 새 집을 지었다. 주변 높은 건물에서 마당이 내려다보이는 등 경호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을 택했다. 이곳에서 100여 m 떨어진 곳에는 3층 규모의 경호시설이 들어섰다.

이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청와대를 비워줄 날은 앞으로 약 두 달 후. 주민들은 이 대통령의 입주를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잇따른 강력 사건으로 사회가 불안한 가운데 사저와 경호시설이 한 동네에 들어서면 치안이 확보될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20년째 이 동네에 살고 있는 백승남 씨(63)는 “경비 인력이 집 주변을 지키고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다”며 “강력범은커녕 잡범도 이곳에 얼씬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주변 거리도 깨끗해졌다. 주민 김모 씨(33)는 “지난 번 폭설 때 경호 인력이 사저 주변 도로를 말끔히 치웠다”며 “경호 인력이 대통령뿐 아니라 주민도 챙겨줄 것 같아 반갑다”고 했다.

그러나 퇴임을 앞둔 이 대통령의 인기가 높지 않아서인지 시큰둥한 반응도 많았다. 30대 주부는 “내곡동 사저 논란으로 대통령이 마지못해 이곳으로 오는 건데 반길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잘나가는 기업가, 연예인도 많이 사는 동네라 전직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설렐 이유도 없다”며 “전직 대통령이 온다고 더 좋아질 것도 없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사저 공사 소음과 주변 도로 정비로 불편만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인은 “시위가 발생하고 검문이 늘어나면 불편이 생길까 걱정”이라며 “대통령 사저가 들어서도 집값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는 한때 높은 땅값 때문에 사저와 인접한 곳에 경호동 건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전직 대통령 경호에 필요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 곳에 경호시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호시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경호원들이 이용할 식당 내 기자재를 설치 중인데 공사가 거의 끝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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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명박#논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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