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금 떠나요]서천 갈대밭과 금강 철새도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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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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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물결치는 19만m² 갈대숲… 65만마리 철새의 군무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인 이 갈대밭은 사람 키를 넘는 갈대의 물결이 장관이다. 늦가을이 절정이라지만 겨울에 가도 설경과 어우러져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서천군 제공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인 이 갈대밭은 사람 키를 넘는 갈대의 물결이 장관이다. 늦가을이 절정이라지만 겨울에 가도 설경과 어우러져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서천군 제공
충남 서천군은 국내의 대표적인 ‘어메니티(Amenity)’ 고장 가운데 하나다. ‘쾌적함’과 ‘기쁨’ 등을 의미하는 어메니티는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농촌의 모든 경제 자원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신성리 갈대밭과 금강하구둑 철새도래지 등은 어메니티의 백미다.

○ 영화 ‘JSA’의 그 갈대밭

갈대와 철새는 이제 서천의 대표적인 자연자원이면서 관광자원이다.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그 갈대밭이다. 영화에서 한국군 이병헌이 북한 병사 송강호와 처음으로 만나는 긴장감 도는 배경이지만 실제는 연인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낭만의 장소다. 20일 찾아간 갈대밭은 추위 때문인지 관광객은 많지 않았지만 설경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이 늦가을의 절경 못지않았다. 대전에서 왔다는 서진영 씨(42)는 “키를 넘는 갈대 속을 거닐고 싶어 왔다”라며 “도회지의 답답한 가슴을 한순간에 날려 보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신성리 갈대밭은 전남 순천만의 갈대숲과 더불어 전국 4대 갈대숲으로 불린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갈대 7선’에 선정돼 갈대밭 자체로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JSA 이후 유명해지면서 TV드라마 ‘추노’,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촬영지로 다시 선정됐다. 겨울철에는 고니와 청둥오리 등이 떼를 지어 갈대숲을 유영하고 금강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갈대가 파도처럼 물결친다. 19만8000m²의 갈대밭에는 나무갑판과 다리, 쉼터,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 있다. 금강 철새탐조 투어, 작은 음악회, 연날리기 등의 각종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관광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올해 한 해만도 4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찾았다. 늦가을부터는 이 풍경을 앵글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로 북적댄다. 주변에는 하도 맛있어 먹다 보면 취해 일어나지 못해 ‘앉은뱅이술’이라는 별명이 붙은 한산소곡주의 제조 과정을 체험하고 시음해 볼 수 있는 ‘동자봉 체험마을’이 있다. 여기서는 한산모시를 베틀로 짜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 철새의 사시사철 군무

갈대밭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인 대표적인 철새관광지인 금강 하구는 마서면과 장항읍, 비인면에 걸쳐 있다. 겨울철에는 가창오리와 큰고니, 개리 등 65만 마리가 도래해 군무의 장관을 보여 준다. 여기에다 노랑부리백로 등 여름철새, 도요새 등 가을에 머무는 나그네새가 있어 사시사철 철새를 볼 수 있다.

주변 서천의 자연을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041-956-4002)’이 2009년 12월 문을 열었다. 50억 원을 투입해 마련한 이 생태전시관은 지상 3층 2049m² 규모로 건물은 비상하는 가창오리의 모습이다. 1층에는 ‘버드 북카페’와 ‘기획전시실’, 2층에는 금강의 자연환경을 관람할 수 있는 ‘디오라마관’과 조류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는 ‘버드 시네마’, 3층에는 ‘철새의 동아시아 이동 경로 전시물’과 체험학습과 환경교육을 하는 ‘버드 스쿨’ 등이 있다. 서천군 생태관광과 허철현 씨는 “전시관은 금강과 철새를 가까이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자연환경해설사들이 환경부 인증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주말에는 탐조 여행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성인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금강 하구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서면 마량리에 가면 각종 해산물이 풍부한 홍원항이 있다. 요즘에는 우럭과 광어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꽃게, 전어, 주꾸미 등 각종 제철 해산물이 풍성하다.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마량포에서 3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송년과 새해맞이 메시지 보내기와 각종 공연 등이 마련된 ‘해넘이해돋이축제’(041-950-4020·서천군 생태관광과)가 열린다. 먹거리는 모시된장 등 모시음식 전문인 한산면 한산모시관 인근의 담장이넝쿨(041-951-9288)과 금강하구의 하구둑해물칼국수(041-956-3366), 참게매운탕으로 유명한 소금항아리(041-951-1020), 박대정식으로 잘 알려진 서천읍의 갯바우횟집(041-953-8303) 등이 가 볼 만하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서천군#어메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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