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제주 올레길과 같은 해안 트레킹 코스가 조성된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4년까지 전설과 설화 등이 전해 내려오는 백령도의 명승지와 관광지를 연계한 트레킹 코스인 ‘백령 구경(九景)길’을 만들기로 했다. 길 곳곳에는 백령도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한 스토리하우스와 조망대, 쉼터 등이 설치된다.
제1경길(5.9km) 테마는 심청 이야기. 고대소설 심청전의 주인공 심청이 몸을 던진 것으로 알려진 ‘인당수’와 북녘 땅인 황해도 ‘장산곶’이 정면으로 보이는 언덕 위에 지은 심청각과 패총, 말등바위, 자연땅굴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제2경길(4.4km)에는 매년 4월이면 중국 보하이(渤海) 만에서 새끼를 낳은 뒤 돌아오는 물범 이야기가 펼쳐진다.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제331호)이 몰려 사는 물범바위를 포함한 하늬해변 일대를 걷게 된다. 제3경길(7.7km)에는 실향민 이야기가 흐른다. 6·25전쟁으로 백령도에 정착하게 된 황해도 피란민이 많이 모여 사는 연꽃마을과 사자바위, 고봉포구, 기상대 등을 거친다.
제4경길(5.2km)의 테마는 어부 이야기다. 어선들의 조업 장면을 볼 수 있는 연화리해변과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을 둘러보게 된다. 제5경길(11.3km)은 가슴 아픈 천안함 이야기를 들려준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46용사의 넋을 기리는 위령탑이 들어선 연화리 야산과 1898년 한국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중화동 교회, 포구 등이 코스에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제6경길(8.2km·해병대 이야기)에는 해병대 관측소(OP)와 장촌포구, 연봉바위, 용틀임바위 등이 들어 있다. 오군포항과 전망대에 오르는 제7경길(6.6km·콩돌 이야기), 화동염전과 서해최북단비에 도착하는 제8경길(7.8km·전설 이야기)은 등산 코스로 제격이다. 또 1985년까지 군용 화물기가 이착륙했던 길이 3.2km의 천연비행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인 사곶해변과 황해도식 냉면을 맛볼 수 있는 사곶마을, 통일염원탑 등을 돌아보는 제9경길(8.9km·문화 이야기)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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