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亂 책임’ 채동욱-최재경 교체… 원포인트 맞바꾸기 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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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김진태 서울고검장… 최재경↔김경수 전주지검장
항명파동 문책으로 뒷수습… 최재경 문자메시지는 무혐의

법무부가 4일 대검찰청 차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교체하는 ‘원 포인트 맞바꾸기’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대립한 초유의 검찰 수뇌부 내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다.

법무부는 한상대 검찰총장 퇴임 이후 총장 직무를 대행했던 채동욱 대검찰청 차장검사(53·사법연수원 14기)를 서울고검장으로 옮기고 대검 차장에 김진태 서울고검장(60·14기)을 전보 조치한다고 밝혔다. 인사는 6일자로 이뤄진다.

내분 과정에서 한 전 총장과 대립했던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50·17기)은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경수 전주지검장(52·17기)이 새 중수부장에 보임됐다. 최 중수부장은 이날 오전 대검 감찰본부가 9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언론 대응책을 조언해 준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직후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최 중수부장을 설득하고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검찰조직의 혼란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새로운 각오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도록 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3일 한 전 총장 퇴임 전부터 법무부에는 “최 중수부장을 비롯해 한 전 총장과 대립했던 검사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자 검찰 내부 비난 여론이 최 중수부장과 그를 따랐던 중수부 특수부 출신 검사들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이번 인사가 검찰 내부의 분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노태우 비자금-한보의혹 수사 ‘원칙주의자’ ▼

■ 김진태 대검 차장


원칙과 기본에 엄격하다는 평.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그룹 특혜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고 대검 중수부 재직 때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씨 비리 사건의 실무를 지휘한 특수통이다.

침착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에 귀의해 1996년 수월선사의 일대기를 다룬 ‘달을 듣는 강물’이란 저서를 출간해 화제가 됐다. 한학에도 조예가 깊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82년 한국은행 근무 중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대검 형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대전고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 김현철-김홍업 수사한 특수통 ▼

■ 김경수 중수부장


검찰에선 드물게 대검 대변인을 지낸 특수통 검사. 온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성품이어서 조직 내에서 두루 신망이 두텁다.

2002년 병풍 수사 주임 검사로서 수사 결과 발표 당시 지휘부를 대신해 취재진의 질문에 적극적이고 능숙한 답변을 해 화제가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씨 비리, 이용호 게이트, 공적자금 비리, 김홍업 씨 비리 수사,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 법조 브로커 윤상림 사건 등 대형 특수수사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장, 대검 대변인, 부산지검 1차장, 서울고검 차장, 전주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경수#김진태#서울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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