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좌천동 좌천아파트 일대가 최근 무지개나무숲으로 변신했다(위 사진). 이색적인 계단과 미로 골목길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구·사하구 제공
8·15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부산의 고지대 서민 주택 지역이 살갑게 변하고 있다. 민관이 힘을 모아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는 것.
부산의 대표적 서민 주거 지역인 동구 좌천동 수정산 산비탈 공동주택들이 최근 무지개나무숲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좌천아파트 4개동, 문화아파트 7개동, 금성아파트 2개동 등 노후 아파트 13개동이 들어선 이곳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부산 행복마을 대상지. 동구와 주민들은 지형적 한계 때문에 질서정연한 경관으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칙칙한 회색 건물을 무지개 색으로 바꾸기로 뜻을 모았다. 6개월 작업 끝에 10가지 색깔로 ‘역동하는 동구’를 디자인했다. 부산진시장이나 조방 앞에서 수정산 쪽으로 쳐다보면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동구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주요 교통로인 범일동 자성대교차로 일대 고가도로 교각도 무지개나무숲으로 꾸몄다. 영화 ‘간첩’ 배경에도 이 교각이 등장한다.
도심 속 오지인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에는 최근 천연염색을 체험하고 관련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염색 공방 ‘안창마을 오색빛깔 행복공방’이 들어섰다. 동구종합사회복지관 별관에 128m²(약 38평) 규모로 마련된 이 공방은 안창마을 주민들의 공동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최근 사상구 덕포동의 마을탐사대가 양파껍질을 이용한 천연염색체험을 하는 등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동구 관내에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우물을 마을 소통 공간으로 복원하는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관내 25곳의 우물 중 보존 상태가 좋은 5곳을 선정해 두레박을 설치하는 등 옛날 분위기를 되살리고 문화모임을 기획해 다양한 볼거리와 놀 거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고지대 서민 밀집 지역인 영도구 청학동에도 최근 주민어울림마당과 스카이웨이공영주차장이 완공됐다. 15억 원을 들여 지은 주민어울림마당은 지상 2층짜리 2개동 규모.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 1층에는 마을사랑방이, 2층에는 공부방과 교육실이 들어서 주민 이야기 장소와 쉼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거주하면서 형성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은 지난달 30일 일본 유엔-해비탯 후쿠오카(福岡) 본부가 주관한 ‘2012 아시아도시경관상’의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유엔-해비탯 후쿠오카 본부와 아시아 해비탯 협회, 아시아경관디자인학회, 후쿠오카 아시아도시연구소 등 4개 단체에 의해 2010년 창설된 것으로 이번에 아시아 8개 도시가 선정됐다.
감천문화마을은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이색적인 계단식 집들과 미로 골목길 등 독특한 풍광을 그대로 간직해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 명소. 부산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이 마을은 주민이 운영하는 카페와 어울터가 있고, 마을 곳곳에 예술 공간과 예술 작품, 작은 박물관, 작은 미술관, 맛집, 포토 존, 다목적 광장을 설치하는 등 주민 참여형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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