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銀, 지방은행 중 처음 상하이 상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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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께 지점 개소식

대구은행이 다음 달 지방은행으로선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上海)지점을 개설한다.

2008년 상하이사무소를 열고 지점 개설을 준비한 지 4년 만이다. 은행 측은 최근 상하이 시 은행감독국에서 지점 개설 예비인가를 받았다. 중국인 직원 10여 명도 뽑아 교육을 마쳤으며 간부 3명을 배치했다. 국내와 업무 연결 전산망도 갖췄다. 베이징(北京) 은행감독위원회가 조만간 최종 승인을 하면 바로 운영에 들어간다.

상하이지점은 고객창구와 상담실, 대출, 외환 업무가 가능하다. 우선 중국에 진출한 대구 경북 1200여 개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중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거점 은행으로 키울 구상이다. 영업이 안정되면 중국인을 위한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에 개소식이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1990년대 미국 뉴욕과 홍콩,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연 적이 있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모두 폐쇄했다.

대구은행이 안팎의 금융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는 국내 영업만으로는 은행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 지역밀착형 경영을 해온 장점과 경험을 살려 영업 무대를 국제적으로 넓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경기침체 여파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게 만들었다.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던 대구은행은 올해 들어 주춤하고 있다.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가까이 줄어든 1608억 원에 그쳤다. 대출금리 하락과 각종 수수료 면제 같은 원인이 꼽히지만 결국 돈을 빌려가는 기업이 많이 줄어든 게 주된 요인이다.

대구 경북지역 기업 성장과 지역민 가계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구은행 구조로는 장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이번 해외 진출은 은행 역량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지역 은행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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