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울시 “신분당선 ‘강남~용산’ 연장계획 수정… ‘강남~서울도심’ 노선 먼저 건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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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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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에 건의계획

최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장기 표류함에 따라 이를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신분당선 강남∼용산 연장 계획을 보완·수정해 우선 강남∼도심 노선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용산 연장을 결정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 용산의 교통수요 증대가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표류로 늦어지고 있으므로 당장 수요가 더 많은 서울 도심∼강남∼분당을 잇는 노선을 먼저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01년 당시 정부는 향후 용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신분당선을 강남을 거쳐 용산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용산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도심의 기능을 대체해 교통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용산역을 축으로 신안산선과 신분당선을 연결하는 X자형 광역철도망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서울 강남권 주민들이 용산역으로 가서 KTX고속철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신분당선 강남∼용산 연장 노선은 현재 실시설계 중이며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반전된 상태.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에다 투자자들이 사업 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용산 개발사업은 안갯속에 있다. 정상 추진된다고 해도 완공 시점은 훨씬 늦어질 개연성이 높다. 미군기지 이전 문제도 난제로 남아 있다. 용산 연장 노선은 미군기지 하부를 통과할 계획. 당초에는 2008년경에는 옮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2017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일부 공구는 착공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신분당선과 신안산선을 용산역에서 교차하게 한다는 계획도 백지화됐다. KTX 수서역을 짓기로 하면서 강남 주민들이 KTX를 타기 위해 용산으로 갈 필요도 없어졌다.

용산 개발을 전제로 한 통행량 예측도 현재는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분당선 영향권인 서울 강남, 경기 분당 용인 등에서 용산 방면으로 가는 수요보다는 오히려 서울 도심 방면 통행량이 훨씬 많다. 서울시가 2010년 실제 통행량(버스, 전철, 승용차 등의 기점과 종점의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도심으로 향하는 사람은 하루 35만7275명에 달하는 반면 용산으로 가는 사람은 10만2526명에 불과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수요가 이렇게 낮은데도 불확실한 미래를 보고 착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매일 아침 만원버스에서 전쟁을 치르는데 수요가 적은 용산보다 서울 도심으로 지하철을 놓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신분당선을 동빙고역에서 분기해 녹사평, 명동, 시청, 광화문을 거쳐 경복궁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복궁역까지 연장되면 강남역에서 시청역까지 약 13분밖에 걸리지 않아 강남에서 도심까지의 소요시간을 20∼30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여기에다 향후 은평뉴타운, 지축삼송지구, 일산 등까지 확장하면 지하철 3호선과 통일로에만 의존하는 서울 서북부의 교통 체증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내년 2월 도시철도계획에 반영하고 국토해양부에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김동선 대진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강남권과 도심 핵심 지역을 최단거리로 연결해 주는 노선축이 없다”라며 “신분당선을 도심을 지나 북쪽으로 연결해 경기 남북부와 서울 도심을 잇는 급행 개념의 광역철도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서울시#신분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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