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양궁 올림픽金 기보배 선수 김성은 감독에 금메달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세계정상에 설 수 있었습니다”

기보배 선수가 20일 광주여대 총장실에서 대학시절 스승인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왼쪽)에게 순금 메달과 감사의 글이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광주여대 제공
기보배 선수가 20일 광주여대 총장실에서 대학시절 스승인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왼쪽)에게 순금 메달과 감사의 글이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광주여대 제공
“선생님께서는 제가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아버지와도 같은 분이십니다.” 20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총장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양궁 2관왕을 차지한 기보배 선수(24·광주시청)가 대학 시절 스승인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39)에게 작은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에는 기 선수가 런던 올림픽에서 받은 금메달과 똑같은 모양의 순금 메달 앞뒷면 2개와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선생님의 그 열정과 헌신적인 손길이 있었기에 제가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고 이 기쁨과 영광을 선생님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합니다. 저의 마음을 여기에 담아 정성으로 바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한 자 한 자 스승을 향한 고마움이 진하게 배어있는 가슴 따뜻한 글이었다. 순금 메달은 50돈쭝으로 시가로 따지면 1300만 원이 넘는다. 기 선수는 김 감독에게 액자를 건네며 “제가 받은 메달은 도금된 것이지만 선생님께 드리는 메달은 100% 순금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기 선수를 고교 시절부터 눈여겨봐 왔다. 고교 2학년 때 슬럼프에 빠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김 감독은 ‘언젠가는 클 선수’라며 2006년 기 선수를 스카우트했다.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체형에 맞게 화살 길이를 조정하는 등 김 감독의 세심한 배려로 기 선수는 3개월 만에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체력이 약한 기 선수를 위해 사비를 들여 보약을 해 먹이기도 했다. 기 선수는 김 감독의 열정에 성적으로 보답했다. 초등특수교육과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으면서 대회 준비를 위해 오후 10시까지 화살을 날렸다. 기 선수가 대학 4년 동안 전국 규모 대회에서 딴 메달은 모두 70개. 김 감독은 “(나는) 스포츠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힘든 훈련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따라준 제자가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제주#양궁. 기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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