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 선수가 20일 광주여대 총장실에서 대학시절 스승인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왼쪽)에게 순금 메달과 감사의 글이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광주여대 제공
“선생님께서는 제가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아버지와도 같은 분이십니다.” 20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총장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양궁 2관왕을 차지한 기보배 선수(24·광주시청)가 대학 시절 스승인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39)에게 작은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에는 기 선수가 런던 올림픽에서 받은 금메달과 똑같은 모양의 순금 메달 앞뒷면 2개와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선생님의 그 열정과 헌신적인 손길이 있었기에 제가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고 이 기쁨과 영광을 선생님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합니다. 저의 마음을 여기에 담아 정성으로 바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한 자 한 자 스승을 향한 고마움이 진하게 배어있는 가슴 따뜻한 글이었다. 순금 메달은 50돈쭝으로 시가로 따지면 1300만 원이 넘는다. 기 선수는 김 감독에게 액자를 건네며 “제가 받은 메달은 도금된 것이지만 선생님께 드리는 메달은 100% 순금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기 선수를 고교 시절부터 눈여겨봐 왔다. 고교 2학년 때 슬럼프에 빠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김 감독은 ‘언젠가는 클 선수’라며 2006년 기 선수를 스카우트했다.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체형에 맞게 화살 길이를 조정하는 등 김 감독의 세심한 배려로 기 선수는 3개월 만에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체력이 약한 기 선수를 위해 사비를 들여 보약을 해 먹이기도 했다. 기 선수는 김 감독의 열정에 성적으로 보답했다. 초등특수교육과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으면서 대회 준비를 위해 오후 10시까지 화살을 날렸다. 기 선수가 대학 4년 동안 전국 규모 대회에서 딴 메달은 모두 70개. 김 감독은 “(나는) 스포츠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힘든 훈련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따라준 제자가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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