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순신대교 270m 전망대… 관광 명물로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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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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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딤대 밑 왕복 4차로 도로가 푸른 바다 위에 그어진 실선처럼 보였다.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니 여수의 영취산, 광양의 백운산 능선, 지리산 천왕봉, 남해대교의 붉은 주탑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멀리 다도해에 점점이 떠 있는 섬도 아스라이 보였다. 4월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대교 콘크리트 주탑(270m) 꼭대기에서 체험한 풍광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기간에 임시 개통했던 이순신대교는 현재 케이블 밑 작업로 철거 등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박람회가 끝나면서 통제됐던 다리는 내년 2월 개통할 예정이다.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가 남해안 명물로 재탄생한다. 전남도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이순신대교 관광자원화 사업비 60억 원을 요청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토목공학 기술을 알리고 여수, 광양, 경남 하동 등 광양만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사업 승인이 나면 주탑 꼭대기에 전망대가 설치되고 엘리베이터, 휴게실, 교육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해상 교량에 전망대가 설치되기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며, 일본 아카시 대교, 호주 하버브리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이순신대교 주탑은 서울 남산(262m)과 63빌딩(249m)보다 높다. 전망대 면적은 490m². 외부 엘리베이터(15인승)와 내부 엘리베이터(12인승)가 전망대까지 2분 만에 고속 운행한다. 주탑 상단 휴식공간과 식당 카페 기념품점이 입주하는 카페테리아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

이순신대교는 대림산업이 순수 우리 기술로 지은 국내 최초의 현수교다. 현수교는 다리 양끝이나 중간에 탑을 세우고, 탑에 연결된 케이블로 교각 상판을 지지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국내 서해대교가 대표적인 현수교다. 최첨단 장비와 기술이 동원된 이순신대교는 몇 가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선 케이블을 연결하는 주탑의 높이가 종전 1위이던 덴마크의 그레이트벨트교(254m)를 제치고 세계 최고(最高)로 우뚝 섰다. 다리 길이(2260m)도 국내 현수교 중 최장(最長)이다. 주탑과 주탑 사이 길이는 1545m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선 4번째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1280m)보다 훨씬 길다. 주탑 사이가 멀수록 현수교 시공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순신대교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공사 전체 5공구 가운데 3공구다. 여수산단 진입도로는 여수시 월내동 여수국가산단을 시점으로 묘도를 거쳐 광양시 중마동 광양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총연장 9.58km의 해상도로. 내년 4월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 공사가 완료되면 여수와 광양 두 국가산업단지 간의 이동거리가 60km에서 10km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줄어 연간 6333억 원의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광환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사업 승인이 나면 내년 4월 진입도로 완공 이전에 관광시설을 갖출 수 있다”며 “보고, 만지는 시설이 들어서면 세계적 관광 가치를 지니는 남해안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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