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들에 수면제 80알 먹이고 연탄가스중독 위장살해…일가족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0일 11시 14분


사망시 6억 받는 생명보험 12개 가입
내연관계 60대 여성 용의자 구속

경찰이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양아들을 연탄가스 중독으로 살해한 혐의로 60대 여성을 비롯해 일가족을 붙잡았다.

20일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인 등 혐의로 윤모 씨(64·여)와 그의 친아들 박모 씨(38)를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박 씨의 아내 이모 씨(35·여)와 보험설계사 유모 씨(5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윤 씨가 내연관계로 지내다가 입양한 양아들이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다툼이 심해지자 친아들 부부를 끌어들여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씨는 2010년 2월 10일 새벽 안양시 자신의 집에서 양아들 채모 씨(당시 42)에게 수면제를 탄 홍삼즙을 마시게 해 잠들게 한 뒤, 거실 연탄난로 덮개를 열고 외출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위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검 결과 채 씨의 몸에서는 1회 복용량의 80배가 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윤 씨는 2002년 하반기 골프장에서 만난 채 씨와 알고 지내다가 자신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나이 어린 남자와 한집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웃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자 2004년 2월 채 씨를 양아들로 입양했다.

그러나 채 씨가 2005년부터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자 둘 사이에 다툼이 시작됐다. 급기야 채 씨의 주사가 심해지고 폭력적인 성향까지 보이자 둘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윤 씨는 채 씨가 숨지기 한 달 전 그의 사망 시 4억 3000만 원을 자신이 받는 조건의 생명보험 3개를 채 씨 명의로 가입했다. 또 채 씨가 숨지기 1~2일 전 친아들 부부와 각각 안양, 서울, 강원 평창을 돌며 수면제 80여 알을 나눠 샀다.

윤 씨는 2002년부터 채 씨 사망 시 자신의 가족이 모두 6억 7000만 원을 받는 채 씨 명의로 된 보험 12개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윤 씨는 경찰에서 "재테크 목적으로 보험에 든 것으로 나와 친아들 부부 명의로도 보험 20여 개에 가입해 매달 500여만 원의 보험료를 내왔다"며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10년 2월 수사초기 연탄가스 사고사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던 윤 씨는 최근 경찰조사에서는 "내연관계를 끝내기 위해 동반 자살하려고 수면제를 샀다"고 말을 바꿨지만 살해 혐의는 여전히 부인했다.

경찰의 조사결과 윤 씨는 공시지가 기준 40억여 원 짜리 5층 상가건물 소유주로 5층은 자신이 살고 나머지는 임대를 줘 생활해왔다. 매달 받는 임대수익 900여만 원 가운데 500여만 원은 보험료로, 300만~400만 원은 윤 씨와 친아들 부부의 카드 값으로 지출하는 등 씀씀이가 컸다.

앞서 안양동안경찰서가 윤 씨의 살해 혐의를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직접적인 연관사실을 밝히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그러다 경기청 광역수사대가 5월 재수사에 들어가 윤 씨 아들 부부의 알리바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해 범행을 밝혀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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