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예방 정비 중이던 영광 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제어봉 안내관(통로)에서 균열이 발견돼 재가동 시점이 당초 예정일보다 한 달 이상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겨울철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8일 시작한 영광 원전 3호기 계획예방 정비 도중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설비인 제어봉의 안내관에서 3일 균열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계획예방 정비란 고장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하는 정기점검으로 통상 40일가량 걸린다.
한수원 관계자는 “안내관 84개 중 6개에서 결함이 발견됐지만 균열이 매우 미세하고 외부 누설도 없어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영광 3호기를 가동한 지 20년 가까이 돼 안내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23일로 마칠 예정이던 정비기간을 다음 달 말까지로 연장할 계획이다. 문제의 안내관은 보강 용접하고 제작사인 두산중공업 및 전문업체인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안내관을 전량 교체할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국 23개 원전 가운데 가동이 중단된 것은 7개에 이른다. 4개 원전은 계획예방 정비 중이지만 영광 5, 6호기는 미검증 부품 사용으로, 월성 1호기는 전원차단기 조작 과실로 가동을 멈췄다. 이런 와중에 100만 kW급 영광 3호기의 재가동이 늦어지면 겨울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5일 가동을 중단한 영광 5, 6호기는 연말까지 안전 점검 및 부품 교체작업을 거치게 된다. 9월 계획예방 정비 도중 증기발생기 결함이 발견된 울진 4호기는 다음 달 26일 재가동될 예정이다. 월성 1호기는 20일로 30년 설계수명이 끝나 재가동하려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계획예방 정비 중인 울진 6호기와 고리 3호기는 원안위의 승인을 받아 이달 재가동할 예정이다.
전력 전문가들은 만일 한 곳이라도 추가로 고장 나거나 계획보다 재가동 시점이 늦어지면 겨울철 난방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내년 1, 2월에는 심각한 전력난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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