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잇단 지역 공직비리에 시민들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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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촛불문화제 등 항의 나서… 시의회-시장 해외출장 논란도

‘전남 여수시 76억 원, 전남도 7억7000만 원, 완도군 5억5000만 원….’

혈세를 횡령하거나 공금을 빼돌리는 공직비리가 전남에서 잇따르자 지역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일부 공무원 비리 때문에 공직사회가 몰매를 맞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이어질 감사원 등 집중 감사에서 불똥이 튈까 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금횡령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구성된 ‘분노한 여수시민모임’은 5일 여수시청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모임의 한 관계자는 “76억 원 공금횡령사건이 터진 시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문화제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76억 원 횡령사건으로 시민들의 분노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잇따라 해외출장을 가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의회 의원 5명은 5일 중국 저장(浙江) 성 등을 5박 6일 동안 둘러보기 위해 출국했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8일 터키에서 열리는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계획이다. 시의원들과 김 시장은 “횡령사건이 발생해 국제행사 불참을 고려했지만 외교관례상 큰 결례가 되거나 초청으로 어쩔 수 없는 행사”라고 밝혔다.

여수시는 공금횡령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수시는 시 기능직 8급 직원 김석대 씨(47)가 횡령한 76억 원을 환수하기 위해 특별팀을 가동했다. 이 팀은 김 씨가 은닉한 재산을 찾아내고 횡령 공금으로 이익을 본 관련자들로부터 부당이득을 환수할 방침이다. 광주지검 순천지청도 은닉 공금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은닉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세입세출 외 현금계좌 운영에도 e호조 지방재정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예산 지출과 관리 권한을 분리하고 2년마다 순환 근무하도록 인사 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여수시는 김 씨가 공금을 횡령할 당시 상급자였던 전 경리팀장 김모 동장(53·여)을 직위해제했다. 또 감사 결과 관련 업무 직원들의 잘못이 드러나면 추가로 문책할 방침이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조만간 22개 시군과 5개 구에 대해 전면 감사에 나서 추가 공직비리가 있는지 집중 확인할 방침이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감사원 감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전남#공직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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