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목포시민 애정에…” 행남자기 안떠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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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서 창업, 70년 향토기업… 경기 여주 이전계획 철회

전남 목포의 유일한 향토기업인 ㈜행남자기가 경기 여주 이전을 철회하고 목포에 남기로 했다. 행남자기는 목포시의 끈질긴 설득과 향토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에 잔류를 결정하게 됐다.

행남자기는 목포시 상동에 있는 본사와 도자기공장을 올해 안에 연산동 물류창고 터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연산동 터는 2만6850m²(약 8136평) 규모로, 회사 측은 이 곳에 150억 원을 투자해 가마, 성형기 등 자동화시설을 갖춘 도자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공장 이전과 시험 가동을 끝내고 내년부터 연간 33만∼35만 개의 생활자기를 생산할 방침이다.

행남자기는 1942년 목포시 산정동에서 창립했다. 1973년 상동으로 이전해 도자기 글로벌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상동공장이 있는 공업단지가 주거지역으로 바뀌면서 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분진, 소음 등 각종 민원이 제기됐다. 공장에 추가 투자를 할 수 없게 된 행남자기는 생산설비 노후화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경기 여주공장으로의 이전을 적극 검토해 왔다. 김유석 행남자기 사장은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해 이전을 검토했으나 그동안 보여 준 목포 시민들의 애정을 잊을 수 없어 향토기업으로 남기로 했다”며 “연산동에서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글로벌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하겠다”고 말했다. 행남자기는 지역기업으로서는 드물게 4대째 가업을 이으며 성장했다. 창업주인 고 김준형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인 ‘협심동력(協心同力)’은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가족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높여 70년간 노사 무분규 기록을 세웠다. 직원 500여 명 중 2대째 근무하는 인원이 28명이고, 3대째 근무하는 인원도 9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손끝 정성을 필요로 하는 도자기산업의 특수성과 맞물려 최고 품질의 도자기를 생산하는 힘이 되고 있다. 정종득 목포시장은 “많은 향토기업이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목포를 떠났지만 행남자기는 목포지역 유일의 향토기업으로서 앞으로 100년 역사를 목포에서 써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행남자기#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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