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뭍’으로 올라가는 울산해경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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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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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정재락 기자
울산 남구 선암동 롯데캐슬아파트 입구에서는 울산해양경찰서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울산대공원, 선암호수공원과 가까워 시민의 왕래가 잦다.

공사 현장을 지나는 시민 상당수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울산항과 직선거리로 약 5km 떨어진 ‘내륙’이기 때문. “해상치안을 담당하는 해경 청사 위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울산해경 청사는 울산항과 접한 남구 장생포에 있다. 새 청사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배경에는 울산 남구청과 해경의 용지 맞교환이 있다. 남구청은 2008년 8월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장생포 일대에 2014년까지 160억 원을 들여 고래 관련 시설을 갖출 계획이었다. 하지만 용지가 부족하자 울산해경 청사 이전을 추진했다. 1992년 건립된 울산해경 청사도 시설이 낡아 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을 받았다. 두 기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

울산해경은 현 청사 용지(5800m²·약 1700평)를 남구청에 주는 대신 남구청 소유인 선암동 1만7400m²(약 5200평)를 신청사 용지로 받기로 했다. 울산해경은 이곳에 2014년 8월까지 지하 1층 지상 5층의 신청사를 짓는다.

해경은 “무선 지휘체계가 좋아 굳이 청사가 바다에 붙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며 “해양파출소가 바다 인근에 있어 해상 치안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원인에게는 해경 청사가 내륙에 있는 것이 더 편리하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하지만 원유 등 액체 위험화물 수송량이 연간 1억 t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울산항은 사고 위험이 높다. 울산항 일원에서 대형 오염사고가 발생한다면 울산해경 지휘부는 경비정 14척이 정박해 있는 전용부두까지 승용차로 10분 정도 가야 한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누가 뭐래도 해경의 ‘현장’은 바다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해경#신축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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