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에 스러진 해외봉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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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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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단원 2명, 스리랑카서 활동중 숨져

스리랑카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해외봉사단으로 활동하던 20대 단원 2명이 낙뢰 사고로 사망했다.

7일 KOICA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KOICA 해외봉사단원 김영우 씨(22)와 장문정 씨(24·여)가 6일 오후 5시 반경(현지 시간) 스리랑카 중부 산악지대 하푸탈레 지역에서 낙뢰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다른 동료 3명은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동료 단원의 집에서 현지 사정과 봉사활동 관련 정보를 나눈 뒤 자리를 옮기다가 폭우와 함께 내리친 낙뢰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파견된 김 씨가 올해 파견된 후배 단원들에게 경험담을 들려주고 현지 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낙뢰 피해로 사망한 사람이 30명에 이를 정도로 이런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김 씨는 평소 “나라를 대표해 해외에서 봉사하고 싶다”며 군복무를 대체해 KOICA 협력요원으로 활동해오던 중 목숨을 잃었다. 그는 한국폴리텍2대 자동차학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7월부터 하푸탈레기능대에서 자동차개론 강의와 수리 실습 등을 진행했다. 그는 KOICA를 지원할 당시 “대한민국을 알리고 자동차 분야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1남 1녀 중 장남인 김 씨는 추석 때 집에 전화를 걸어 “명절인데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좋은 추석 보내세요. 저는 몸 건강히 잘 있습니다”라고 말한 게 가족과의 마지막 인사가 됐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장 씨는 협성대 음악학부 졸업 후 스리랑카 마훌라국립학교에서 음악교육을 막 시작한 상태였다. 장 씨는 해외봉사단원 지원서에서 “지난해 7월 캄보디아로 여행을 다녀오며 몸으로 경험을 하고 나니 다른 세상, 특히나 가난한 곳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됐다. 이웃에게 헌신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나의 기쁨으로, 어떻게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지원했다”고 밝혔다. 2년간의 봉사활동을 목표로 8월 현지에 파견됐으며 두 달의 적응 훈련이 끝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려던 시기에 변을 당했다.

KOICA는 현지 사무소장을 사고 현장에 긴급 파견하고 ‘사고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사후 수습을 하고 있다. 김 씨와 장 씨의 시신은 콜롬보로 운구돼 보렐라 자야라트네 장례식장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코이카#스리랑카#낙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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