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시행 이후… 서울 남녀공학 고교, 여고-남고에 비해 성적격차 더 벌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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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선택제가 시행된 후 서울 지역의 남녀공학 고교와 여고·남고의 성적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비중이 커지면서 중상위권 남학생들이 남녀공학 고교를 피하는 현상이 고교선택제로 더 심해진 결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서울 노원구와 양천구에 있는 일반고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 노원구의 경우 고교선택제 시행 이전의 학생들이 치른 2010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3개 과목(국어, 수학, 영어)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비율 평균은 남녀공학고(7곳) 69.0%, 남고(4곳) 74.7%, 여고(5곳) 78.2%였다. 남녀공학고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비율은 남고와 여고에 비해 5.7%포인트, 9.2%포인트 낮았다.

고교선택제에 따라 진학한 학생들이 치른 2011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이런 비율이 남녀공학고 71.2%, 남고 87.2%, 여고 89.3%였다. 남녀공학고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비율이 남고에 비해 16.0%포인트, 여고에 비해서는 18.1%포인트 낮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양천구에서도 비슷했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비율 평균이 2010학년도에는 남녀공학고(3곳) 68.0%, 남고(3곳) 60.5%, 여고(4곳) 74.8%였던 반면 2011학년도에는 남녀공학고 74.2%, 남고 76.9%, 여고 82.9%로 나타났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비율 평균에서 남고와 여고는 각각 16.4%포인트, 8.1%포인트 증가해 6.2%포인트 늘어난 남녀공학고를 크게 앞질렀다.

교육계에서는 중상위권 남학생이 여학생과의 내신경쟁을 피하기 위해 남녀공학고를 기피해 일어난 현상으로 분석한다. 서울 양천구 A고 교장은 “공부를 더 시킬 것 같다는 이미지 때문에 상위권 학생의 학부모는 여학교나 남학교를 선호한다. 또 생활지도가 느슨할 것이라는 기대로 하위권 학생은 남녀공학을 지원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현상이 남녀공학의 수준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저학력 학생의 남녀공학 쏠림 문제를 감안해 3단계 강제배정에서 성적을 고려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배정 전에 복잡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교선택제#남녀공학#성적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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