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지역 폭력조직 ‘A파’의 행동대원인 조모 씨(31)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찰의 조폭 단속으로 수입이 크게 줄자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은 유흥업소나 안마시술소 등을 상대로 돈을 뜯어냈지만 더이상 힘들게 된 것. 한동안 고민하던 조 씨는 ‘대포통장’ 개설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리기로 했다.
유령회사를 차린 뒤 이 회사들의 법인등기부등본 인감도장 등을 이용해 대포통장을 만들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조 씨는 자신의 파는 물론이고 서울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B파’와 ‘C파’에서 이모 씨(31) 등 3명을 포섭했다. 또 유령회사 서류 공급책 등 모두 2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도둑들’을 조직했다.
조 씨 등이 만든 대포통장은 개당 35만 원에 팔렸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업자, 불법 스포츠 베팅업자는 물론이고 흔한 사기꾼까지 ‘고객’은 넘쳐났다. 올 3월부터 최근까지 이렇게 만든 대포통장이 무려 500여 개. 조 씨 등이 챙긴 금액은 1억7000여만 원에 이른다.
조 씨 등은 또 법인 통장은 인출용 현금카드를 2개씩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카드 한 장은 자신들이 갖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 카드는 고객의 대포통장에 돈이 들어가면 몰래 빼내는 데 사용됐다. 고객 중에는 이를 수상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불법과 관련된 돈이라 별다른 항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식으로 챙긴 돈도 3000여만 원에 달했다. 조 씨 등은 또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이용하고, 퀵서비스를 통해 통장을 배달하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지만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조 씨 등 주동자 4명 및 유령회사 서류 공급책 이모 씨(38) 등 6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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